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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순위표를 안 봐요.”
춘천 우리은행이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맹렬히 치고 나왔다. 우리은행은 2일 KB마저 꺾으면서 개막 7연승을 내달렸다. 패배가 없다.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에 3경기 차로 달아났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3경기 차는 결코 적은 간격이 아니다. 보통 3경기를 극복하려면 최소 1달은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 농구인들은 우리은행의 조직력이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고 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생각보다 잘 나간다. 지난 시즌에 통합 우승을 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사실 우리은행의 객관적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살짝 떨어졌다. 해결사 티나 톰슨의 공백이 분명히 있다. 위 감독은 “노엘 퀸이 13번째로 들어온 선수다. 차이가 있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승부처에서 여전히 강한 집중력을 자랑한다. 위 감독은 “박혜진이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올 시즌 농구인들에게 극찬을 받는 박혜진이다. 2일 WKBL이 발표한 1라운드 MVP에 선정된 박혜진은 지난 시즌에 비해 팀 공헌도가 더 높아졌다. 공격에서의 과감함과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 그리고 지능적인 수비요령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KB 서동철 감독도 “박혜진이 공격보다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더 높다”라고 경계했다.
여기에 우리은행 특유의 전면강압수비의 완성도가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 박성배 코치는 “상대 팀에 따라서 움직임이 조금씩 다르다”라고 했다. 서동철 감독도 “전면강압수비의 완성도는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 우리은행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인정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KB와의 1라운드 격돌서도 후반 특유의 하프코트 프레스의 위력을 앞세워 승리했다.
멤버 개개인의 역량으로 보면 우리은행은 나머지 5개팀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위 감독도 “일방적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위 감독은 “다른 팀보다 더 열심히 하는 건 있다. 우승을 하면서 승부처서 이겨내는 강인함이 생겼다. 작년부터 압박수비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올 시즌에도 위력이 계속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공수에서 가장 물 셀 틈 없는 팀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전까지 71.2점으로 득점 1위, 62.3점으로 실점 최소 1위다. 득실마진이 무려 8.9점이다. 가장 경제적인 농구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위 감독은 “몇 번 삐걱거리면 무너질 수 있는 팀이 우리은행”이라고 한다. 엄살은 아니다. 개개인의 역량 자체가 타팀을 압도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조직적인 전술과 전략, 개개인의 정신력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팀이 우리은행이다. 2라운드 첫 게임 삼성생명전은 확실히 집중력이 느슨했다.
위 감독은 “순위표를 안 본다”라고 했다. 그리고 “연승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1번도 지지 않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2위권 팀들도 금방 올라올 수 있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자신이 있다는 뜻도 되지만, 순위,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만큼 신중하게 시즌을 운영하고 싶다는 위 감독의 의지이기도 하다. 순위표도 안 보고, 연승도 신경 안 쓴다는 위 감독의 뼈 있는 발언이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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