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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은 기회의 팀이다.”
삼성생명이 4일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다정을 신한은행에 보내는 대신 최희진을 데려왔다. 최희진은 2006년 신인드래프트 6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원동초등학교, 수원여중,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올 시즌엔 4경기에 출전해 0.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두꺼운 선수층에 벤치만 데웠었다.
최희진은 180cm의 포워드다. 여자농구에선 이 정도면 장신 포워드로 분류될 만하다. 이호근 감독은 “우리 팀엔 1~2번의 키가 작다. 장신 슈터가 필요했다. 최희진이 홍보람, 정아름 등과 함께 외곽에서 꾸준하게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희진은 이날 하나외환과의 원정경기를 치른 삼성생명 선수단에 합류했다. 경기에 투입되진 않았다.
이 감독이 아쉬워한 건 신인 포함 저연자 선수들의 정체된 기량이다. 삼성생명이 가장 심한 편인데, 다른 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농구 전체적인 문제다. 이 감독은 “박다정이 지난 3년간 발전을 많이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박다정은 인성여고 시절 여고농구를 주름 잡았던 특급가드였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오자 이미선, 박정은 등 쟁쟁한 선배들에게 가려 출전 기회도 얻지 못했고,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기량 성장 속도도 늦어졌다.
팀 사정도 있었지만, 삼성생명은 그 어느 팀보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 팀이다. 이 감독은 박다정을 내보내는 대신 최희진을 얻으면서 만족스러워했지만, 2012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를 내보낸 것에 대한 심정이 영 좋지 않아 보였다. 이 감독은 “임달식 감독이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처음부터 다정이와 희진이로 가려고 한 건 아니었다. 카드를 맞추면서 그렇게 결정났다”라면서 “다정이가 신한은행에서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삼성생명은 기회의 땅이다.” 맞는 말이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 박정은이 은퇴하면서 6개구단 중 가장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이미선, 김계령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고아라, 배혜윤, 홍보람 등의 출전 시간이 길다. 이들이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이 올라와야 하는데 이 감독의 생각만큼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대신할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여자농구의 인재풀은 상상 이상으로 빈약하다.
어쨌든 최희진으로선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선수층이 두꺼운 신한은행보다 젊은 선수 위주로 재편 중인 삼성생명에서 기회를 더 많이 잡을 수 있다. 주전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이제 모든 건 최희진 하기에 달렸다.
[이호근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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