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본 뒤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 극찬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 속 전도연은 빛이 난다.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쉬었다니, 그의 2년간의 공백이 미워질 정도다.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프랑스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검거돼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장미정 사건'을 영화화 했다. 전도연이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돼 마르티니크섬 감옥에 수감되는 주부 정연, 고수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세상을 향해 호소하는 남편 종배 역으로 분했다.
이 영화는 전도연의 연기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연기가 아닌 실제 정연의 모습이 돼버린 전도연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는 이미 메소드 연기의 정점을 찍은 듯하다.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일부 사건과 인물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했다는 글을 봤음에도 현실 그 자체처럼 다가온다.
특히 그는 점점 눈앞에서 쌓여가는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관객의 심장을 쥐고 흔드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왜 그가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지, 왜 사람들이 '전도연 전도연'하며 극찬하는지, 왜 전도연이 최고의 배우일 수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다. 때문에 함께 열연한 고수가 상대적으로 소외 받는 부작용도 발생하지만, 두 배우는 제 몫을 충분히 해내며 먹먹함을 안긴다.
방은진 감독 역시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정연과 종배의 감정 하나하나를 담아냈다. 여기에 영화 속 무능력하고 무심한 공권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까지 담아내 감정의 깊이를 더했다. 하지만 의도한 바를 전하기 위해 네티즌의 반응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 그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을 때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과오를 범한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가는 길'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훔쳐갈 것으로 보인다. 여배우임에도 외모를 포기한 채 열연,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전도연과 이런 전도연을 더욱 가슴 아리게 느끼도록 만드는 고수, 이들의 수장 방은진 감독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한편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10월 30일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돼 대서양 건너 외딴 섬 마르티니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주부와 아내를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는 남편이 겪은 756일 간의 안타까운 여정을 그렸다. 오는 11일 개봉.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스틸컷. 사진 = 다세포클럽,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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