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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창작의 고통이란 꽤 가혹하다. 머리를 쥐어뜯을 때도 있고, 그 순간에도 뭔가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는 것도 다반사다. 15년째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윤건(36)에게도 예외는 아닐게다.
최근 서울 효자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윤건은 연신 편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미니앨범 ‘코발트 스카이 072511’을 발매한 그는 이번 신보를 두고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우연히 핀란드 헬싱키에 가게 됐어요. 지인들과 며칠 정도 짧게 다녀온 여행이었는데 그 곳에서 정말 큰 영감을 만나게 됐죠. 수록곡 ‘프리(Free)’는 정말 지름신 강림하듯 노래가 하나 뚝 떨어진 거에요. 제가 얽매여 살았나 봐요. 정신없게 지내다보니까 밤새 놀아도 해도 안지고 길거리에서 뒹굴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자유로웠어요. 정말 임팩트가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서 음악적이나 문학적 소재와 감성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기란 사실 쉽지 않다. 우리나라와 전혀 다른 환경으로, 밤늦도록 해가 지지 않는 헬싱키의 ‘백야(白夜)’를 보면서 ‘프리’의 곡 전체를 작사 일부분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신보 타이틀곡은 ‘프리’가 아닌 ‘자석처럼’으로 낙점됐다.
“타이틀곡 ‘자석처럼’은 작업실에서 멍 때리고 있다가 10분 만에 ‘쿵딱쿵딱’ 만든 노래에요. 이번에 노래신이 강림을 많이 하셨어요. 그 분이 오신다고 하죠? 쭉쭉 내렸어요. 이 곡은 단어와 멜로디가 같이 생각났거든요. 모니터한 주변 사람들이 붕 떠 있는 느낌이 든데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몽환적이고. 이후에 영화 ‘그레비티’가 나왔는데 딱 그 영화 느낌이랄까요?”
영국의 축축하고 우울한 날씨를 꽤나 좋아한다고 밝힌 윤건은 날씨나 온도,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영국 뮤지션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롤모델로 비틀즈, 존 레논, 폴 메카트니, 퀸, 스팅 등을 꼽았다.
“비틀즈의 ‘예스터데이(Yesterday)'같은 노래를 항상 만들고 싶었어요. 현악 4중주에 피아노만 반주한 노래요. 간단한 가사에 미니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는데 여행에 좋은 영향을 받아서 이번 노래가 나온 것 같아요. 이번 음악을 듣고 미니멀한 브리티시 음악이라고 받아드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번 윤건의 신보는 여행을 닮아 있다. 앨범의 인트로에 해당하는 ‘디파쳐(depature)’, 브리티시 록사운드의 신나는 16비트의 곡으로, 일탈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자유로움을 선물하는 노래 ‘프리(Free)’, 햇살의 반짝거림을 표현한 듯한 기타리프의 반복이 돋보이는 ‘선샤인(Sunshine)’, 아웃트로에 해당하는 곡 ‘어라이브드(arrived)’ 등이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번 노래를 기점으로 조금 더 자유롭고 압박 없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힌 윤건은 내년에는 정규앨범 발매 계획을 갖고 있다.
“영국 밴드 사운드를 구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현재 세션들과 함께 밴드를 이뤄 연습 중인데 아직 사운드적으로 합치가 안됐어요. 내년 즈음에는 밴드 사운드가 담긴 정통 영국 사운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연도 많이 하고 조금은 바뀐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수 윤건. 사진 = 센토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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