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일본 스포치아넥스는 6일 “오승환이 삼성 투수들과 12월 말부터 괌에서 함께 훈련한다. 임창용도 괌에서 몸을 만들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임창용과 오승환이 내년에 잠시 함께 훈련을 한다는 의미다. 오승환은 12월 중순 괌에서 개인훈련을 시작하는데, 이 훈련엔 삼성 몇몇 투수들도 함께할 예정이다. 임창용의 괌 합류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 어쨌든 오승환과 임창용이 1월 중순까지 괌에 머물 경우 스프링캠프를 차릴 삼성 선수단과 자연스럽게 조우할 전망이다.
임창용은 이미 한국시리즈 기간에 삼성 덕아웃을 방문했다. 당시 류중일 감독에게 삼성 괌 스프링캠프에 잠시 몸을 담아도 되느냐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러자 류 감독이 흔쾌히 OK사인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오승환 역시 괌 개인훈련을 일부 삼성 투수들과 함께 치른 뒤 내년 1월 중순 삼성의 괌 스프링캠프에 잠시 몸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 임창용-오승환, 해외파와 해외파의 만남
결국 내년 삼성 1월 괌 스프링캠프에 ‘객식구’가 잠시 2명이나 머무는 흥미로운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 세부적인 일정이 조율되겠지만, 임창용과 오승환이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만날 확률이 있다. 오승환이 올 시즌까지 삼성 소속이었기에 임창용과 오승환의 만남이 어색한 건 아니다. 임창용은 야쿠르트 시절에도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승환도 해외파의 입장이 된 상황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본 매체도 이런 점을 주목한 것이다.
최근 백인천 은퇴선수협회 명예회장은 “오승환이 한국인임을 잊고 팀의 일원이 돼야 한다. 주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했다. 오승환은 전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일본에서 5년을 뛴 임창용의 경험은 오승환에겐 좋은 참고자료다. 오승환과 임창용도 평소 친분 있는 선후배들과 야구 얘기를 많이 한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후문이다. 오승환과 임창용의 만남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어떤 얘기를 나눌 것인지. 그게 새로운 도전을 앞둔 두 사람에게 서로 도움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
▲ 해외파들의 친정팀 합류, 꿩 먹고 알 먹고
임창용은 2007시즌 후 삼성에서 임의탈퇴로 일본에 진출했지만, 이후에도 삼성과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국내에 들어왔을 때 삼성 류중일 감독을 포함해 야구인들을 찾아가서 인사를 한다. 국내 감독들이 이런 그를 품지 않을 이유는 없다. 과거 이승엽도 일본에서 뛸 때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종종 몸을 만들었다. 최근엔 이대호 역시 롯데 선수들과 함께 몸을 만들었다.
일본 스프링캠프는 통상적으로 2월에 시작한다. 메이저리그는 3월에 곧바로 스프링캠프와 함께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한국 구단들이 1월 중순부터 스프링캠프를 차려서 체계적으로 몸을 만드는 사이 일본과 미국선수들은 개인훈련을 한다. 국내에서 뛰었던 해외파들은 아무래도 한국식에 익숙하다. 혼자서 몸을 만드는 것보다 익숙한 동료들과 함께 체계적으로 몸을 만드는 게 컨디션 조절에 훨씬 도움이 된다. 일본에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 오승환,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앞둔 임창용이 삼성 스프링캠프지에서 몸을 만드는 건 내년 시즌 준비를 잘 하고 싶다는 의미다. 옛 동료들과 조우하는 두 사람이 심리적으로 편안한 감정을 갖고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임할 수 있다.
한편으로, 삼성 선수들에게도 임창용, 오승환과의 조우는 반가운 일이다. 옛 동료 혹은 선, 후배들과 반갑게 인사한다는 상징성을 넘어서, 일본과 미국을 경험한 선수들과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개인적인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실제 국내 선수들은 “선, 후배들과 야구 얘기를 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라고 했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다. 코칭스태프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과는 또 다른 부분이다. 예를 들면 일상생활 속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요령과 시시콜콜한 습관에 대해서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 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삼성 선수들은 임창용의 일본리그 경험담을 들으면서 간접적으로 해외야구를 체험할 수 있다. 그 자체가 선수생활의 밑거름이요, 자양분이다. 과거 박찬호가 두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 두산 투수들이 박찬호의 노하우를 빨아들인 것도 마찬가지 논리다.
임창용과 오승환, 그리고 삼성 선수들이 1월 삼성 괌 스프링캠프에서 서로 만날 수 있을까. 실제로 성사만 된다면 꽤 흥미로울 듯 하다.
[임창용(위), 오승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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