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광·유도훈 “트래쉬토크? 예전엔 더 했어”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트래쉬토크? 예전엔 더 했어.”

삼성 김동광 감독과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현역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지난 6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렸던 삼성-오리온스전서 발생한 삼성 김승현과 오리온스 김동욱의 욕설사건. 김동욱이 선배 김승현에게 사과를 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10일 전자랜드와의 홈 게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욕설사건 이후 김승현에게 따로 얘기를 하진 않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은 경기장에서 끝내야 한다. 승현이가 그 일 이후 인터뷰에서 거론 한 것도 썩 보기 좋은 건 아니었다”라면서 “예전엔 트래쉬토크든, 몸싸움이든 지금보다 더 심했다. 다리도 걸고 팔로 치고 그랬다”라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직접 시범을 통해 심판들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게임 중엔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농구라는 게 몸과 몸이 부딪히는 게 어느 정도는 인정되는 스포츠니까. 후배가 선배한테 욕도 많이 했다. 그걸 꽁하게 받아들이진 않았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경기 후엔 곧바로 후배가 선배에게 죄송하다고 정중하게 사과했다”라면서 “감독이 시키는 데 어떻게 안 하냐”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동욱이가 경기 후 사과를 하려고 했는데 엇갈린 모양이더라”며 “사과만 했으면 괜찮다”라고 두 사람의 일을 대수롭지 않은 듯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경기장에서 트래쉬토크든, 몸싸움을 벌이든 경기 후에 깔끔하게 사과를 하면 앙금이 생길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역시 김 감독과 비슷한 입장.

유 감독은 “난 현역 때 선배들에게 많이 깐족거렸다. 치고 박고 난리도 아니었다. 특히 수비수가 상대 주공격수를 막을 때 그랬다. 그 선수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은 선수들이 많이 얌전해졌다”라면서 “전자랜드 선수들은 너무 착해서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 한다”라며 웃었다.

어쨌든 예전과 지금 농구판의 풍토가 달라진 건 확실하다. 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 트래쉬토크와 몸 싸움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선, 후배 문화 때문에 후배가 간 크게 선배에게 도발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정당당하고 깔끔하게 승부한다는 점에선 좋은 일이다. 한편으로 김 감독과 유 감독이 회상한 것처럼 신경전, 몸싸움이 치열했던 과거에도 나름의 거친(?)매력은 있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트래쉬토크, 거친 몸 싸움을 감행했을 경우 경기 후 정중한 사과는 필수다.

[유도훈 감독(왼쪽)과 김동광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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