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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수가’ 송종호 “최지우 갖고 싶은 집착 느꼈다” (인터뷰)

시간2013-12-12 09:35:45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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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키가 몇이에요?”

배우 송종호를 보고 처음 내뱉은 질문이다. 188cm이라는 장신에 그에 걸 맞는 긴 다리, 떡 벌어진 어깨까지. 모델 출신답게 큰 키를 자랑하며 말 그대로 저벅저벅 걸어오는 그는 약간 위협감이 들 정도였다.

아마도 역할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송종호는 스토커 장도형 역을 맡았다.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그 여자의 남편과 아이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의 신분까지 바꿔버린 사람. 사랑 때문에 그랬다고 하기에는 너무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여줘 차라리 사이코패스에 가까웠던 장도형을 연기한 송종호를 최근 인터뷰 차 만났다.

“스토커 캐릭터, 합리화할 수 없어 어려웠다”

“어떤 역할을 맡으면 이 인물이 나쁘거나 좋거나 행동에 대한 타당성을 생각해보기 마련인데 장도형이란 인물은 합리화시킬 만한 부분이 전혀 없었어요. 물론 사랑이라는 기본 바탕 하에 이뤄진 것이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선을 벗어난 역할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좀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본인은 겸손하게 이야기했지만 송종호가 연기한 장도형은 가족극인 ‘수상한 가정부’에서 스릴러의 한 축을 제대로 담당했다. 장도형이 알고 보니 박복녀(최지우)를 따라다녔던 스토커 서지훈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은 한밤 중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소름끼치는 장면으로 남았다. 특히 복녀를 창고에 가둬놓은 채 불을 피우고는 ‘같이 죽자’고 했던 장면은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최지우 선배님을 만나면 ‘이 사람을 정말 갖고 싶다. 사랑한다’ 이런 식의 집착의 감정을 느끼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로 선배님은 굉장히 연예인 같은 분이었어요. 어렸을 때 팬의 입장으로 TV에서 봐왔기 때문에 그런지 처음 다가갈 때 쉽지 않은 느낌이 있었죠. 막상 만나보니까 굉장히 착하시고 배려도 많으세요. 연기할 때도 호흡을 잘 맞춰주셨어요.”

“결혼? 소통과 믿음의 문제인 것 같다”

인상적인 스토커 연기 때문에“스토커를 실제로 당해본 경험이 있었냐”고 물었더니 송종호는 “했으면 했지 당해본 적은 없죠”라며 크게 웃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연애스타일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송종호는 “예전에는 여자 친구가 집에 늦게 들어가거나 짧은 옷을 입는 것도 싫었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니까 유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마흔을 앞둔 나이라 결혼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면서 자신의 것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결혼은 소통과 믿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배우자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사람이기 때문에 좀 더 이해하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리고 사랑이라는 걸 하게 되면 자기 걸 많이 버려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부분에서 (상대방은)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연기가 점점 재밌어지고 있어요”

송종호는 이제 조급함 없이 천천히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모델 출신으로 연예계에 첫 발을 딛고 우연한 기회에 갑작스럽게 연기를 시작한 탓에 오디션에서 수차례 떨어지는 좌절도 맛봤지만 그 덕분에 멀리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제 스스로 부족한 것도 너무 많이 느끼고 기본기도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던 친구들이랑 판이하게 다른 것도 실감하고. 하지만 지금은 연기라는 게 색다른 매력이 있는 직업란 생각이 들어요. 어떤 때는 촬영장이 정말 재미있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요.”

송종호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실장님’ 이미지로 고착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에서 순둥이 형 역할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코믹한 역할을, ‘수상한 가정부’에서 스토커 역을 맡았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이렇게 항상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연기자가 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점점 욕심이 생기는 게 처음 연기를 할 때는 작품 안에서 어색하지 않게 하자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존재감이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에게 ‘저 사람 정말 배우구나’ 싶은, 그런 연기자로 남고 싶어요.”

[배우 송종호.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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