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가 도쿄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복귀할까.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닛폰은 15일 “내년 12월 모나코 IOC 총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을 추가로 선정할 수 있다. 올림픽 헌장을 고치면 야구와 소프트볼이 정식종목이 될 수 있다”라는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신임 위원장의 코멘트를 보도했다. 이어 바흐 위원장이 11월 일본에 방문할 당시 “올림픽은 개최국의 사회와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라는 코멘트를 한 것도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IOC 총회에서 IOC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됐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1월 평창을 방문해 2018년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했고, 도쿄도 방문했다. 이때 일본이 바흐 위원장에게 야구와 소프트볼의 올림픽 정식종목복귀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고, 바흐 위원장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올림픽 어젠더 2020
한국도 지난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 관심이 컸다. 퇴출 위기의 레슬링이 기사회생하느냐 마느냐가 걸려있었기 때문. 결국 레슬링이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야구-소프트볼과 스쿼시는 쓴잔을 들이켰다. 이것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은 28개로 확정된 상황. 야구계는 낙심했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올림픽 정식종목 선정 방식 자체를 바꾸려고 한다. 이를 위해 올림픽 헌장 자체를 고치려고 한다. 이게 바로 ‘올림픽 어젠더 2020’의 실체인 것. 현재 일본 언론이 밝힌 올림픽 어젠더 2020 추진 계획은 내년 2월 소치 IOC 총회에서 최종안을 마련하면, 내년 12월 모나코 총회에서 확정할 요량이다. 이때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재조정 절차가 확정되면 야구와 소프트볼의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진입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 IOC 회원국들의 설득
IBAF(국제야구연맹)는 야구의 올림픽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야구와 소프트볼을 하나의 종목으로 통합해 함께 운영한다는 계획을 IOC와 회원국들에게 전한 상태다. 비록 지난 9월 IOC 총회에선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던 레슬링에 밀렸지만, 올림픽 헌장이 고쳐진다면 정식종목 재진입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물론 IOC 회원국들의 동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IOC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여전히 야구는 대중적인 기반이 취약하다. 한때 외신들이 “야구가 올림픽에 재진입하려면 7이닝으로 줄여야 할 것”이란 보도를 한 건 시간적 제약이 큰 야구의 특성이 올림픽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를 강조한 셈이다. 어쨌든 바흐 위원장의 올림픽 헌장 개정 발언으로 밥상은 차려진 상황. 야구계가 좀 더 힘을 내서 올림픽 정식종목 복귀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아무래도 IOC 분위기는 야구에 그리 흥미가 높지 않은 유럽국가들이 주도한다. 야구계는 룰 개정, 경기 방식 변경 등 파격적인 개혁을 시도할 준비가 돼 있다.
▲ 한국과 미국의 반응은
한국으로선 올림픽 복귀 가능성 보도 자체가 기분 좋은 소식이다. 최근 병역법이 개정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병역혜택 마지막 기회라는 말도 있다. 2014년 이후엔 야구선수들이 병역을 면제할 기회 자체가 사실상 봉쇄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올림픽에서 야구가 부활한다면 숨통을 틀 수 있다. 실력이 좋은 젊은 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아 국내야구에서 오래 뛰어야 리그 흥행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반응도 중요하다. IOC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과거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차출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창설, 야구의 올림픽 퇴출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아직 올림픽 헌장 개혁 가능성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야구의 도쿄올림픽 복귀는 급물살을 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좋은 반응을 보여줘야 야구의 올림픽 복귀에 힘이 실린다. 그러나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차출에 부정적인 입장인 메이저리거 사무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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