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국내 프로농구 경기 중에 각 팀 감독들이 심판을 불러 항의하거나 판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를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지나친 항의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심판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판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농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모든 판정을 100% 정확하게 할 수는 없다. 또한 정확한 판정이 무엇인지 슬로우 비디오로 봐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까지 팬들이나 코칭스태프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보상 판정, 그리고 '급한 불은 끄자'라는 생각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올시즌 심판 논란을 살펴보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1월 20일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간 경기는 심판 판정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접전이 이어지던 4쿼터 도중 판정과 관련해 오심 논란이 있었다. 김동욱의 속공 반칙과 이현민의 공격자 반칙 모두 판독 결과 정확한 판정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던 추일승 감독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오리온스 우세 속에 펼쳐지던 경기는 SK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KBL은 오심을 인정하고 심판들에게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이현민 공격자 반칙 판정에 변기훈의 헐리우드 액션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 이후 치러진 경기에서 헐리우드 액션으로 의심된 선수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문제가 터진 다음에야 해당 부분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행태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14일 열린 서울 SK와 전주 KCC간 경기. 2쿼터 도중 김선형이 레이업슛을 하는 과정에서 애런 헤인즈가 팔꿈치를 사용해 김민구를 뒤에서 가격하는 동작을 취했다. 이후 김민구는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심판의 휘슬은 없었다.
당시 불었어야 하는 휘슬은 다음날 다른 장소에서 불렸다. 15일 인천 전자랜드와 고양 오리온스전. 4쿼터 도중 김동욱이 리카르도 포웰을 뒤에서 치는 듯한 모습이 있었다. 포웰은 이날 경기 후 헤인즈의 동작과 관련한 물음에 "나도 방금 전 당했다. 하지만 나는 (김민구에 비해) 힘이 더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포웰과 김동욱이 골밑에서 맞붙었다. 골밑 싸움 도중 포웰의 팔꿈치가 김동욱의 몸쪽으로 향하자 김동욱이 뒤로 크게 쓰러졌다. 심판은 이를 두고 팔꿈치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포웰에게 곧바로 퇴장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TV 중계화면 결과 김동욱이 헐리우드 액션을 하는 듯한 모습이 비쳐졌다.
파울을 당하는 것 대신 팔꿈치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퇴장 당한 포웰은 흥분했다. 여기에 찰스 로드마저 곧바로 5반칙 퇴장 당해 경기는 순식간에 오리온스 흐름으로 바뀌었다. 한 순간의 휘술이 경기 흐름을 180도 바꿨다. 11월 20일에는 피해자였던 오리온스가 이날은 가해자가 된 양상이다.
포웰은 이날 경기 후 "뒤에서 '팍' 치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 자리 싸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라며 "일부러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이후 퇴장 과정에서 팬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사과하지만 내가 악의를 가진 선수가 아니라는 것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판은 결국 '버틴' 포웰은 못 보고 이후 팔꿈치가 상대 몸 근처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퇴장 시켰다. 정작 전날에는 휘슬을 불지 않고 '큰 액션'에만 반응을 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본 선수들은 이를 이용하고자 할 것이다.
이렇듯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 속에 리그 발전이 있을까. 심판 능력 향상없이 리그 수준 향상 또한 요원하다.
[유도훈 감독(왼쪽)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첫 번째 사진), 15일 경기에서 퇴장 당한 포웰(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KBL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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