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 극장 관객이 사상 첫 2억 관객을 돌파하며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영화관을 찾은 총 관객수가 2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영화를 본 관객수가 2년 연속 1억 관객을 돌파한 것일 뿐 아니라 한국영화산업 사상 처음으로 총 관객수 2억명을 넘어선 결과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 기준으로 할 때 국민 한 명이 1년에 4편의 영화를 본 셈이다. 이 중 올해 극장가 흥행을 이끈 흥행 TOP10 중 한국영화가 8편을 차지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이 있듯 '2억 관객 시대'라는 결과 이면에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한국영화산업의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
최근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불거진 것이 부율 문제다. 직배사와 멀티플렉스가 서울지역 부율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 이에 '몬스터 대학교'가 서울지역 CGV를 제외한 지역에서 개봉됐고 '토르:다크 월드'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서울지역 CGV의 개봉이 늦어졌다. 또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현재 상영 중임에도 서울지역 CGV와 서울지역 롯데시네마 직영관에서 볼 수 없는 상태다.
관객 쏠림 현상도 문제점 중 하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영화와 미국영화를 제외한 영화의 관객점유율은 1.8%에 불과했다. 98.2%가 한국영화 또는 미국영화를 관람했다는 소리다. 이와 함께 '세이프 헤이븐'의 경우 다양성 영화 흥행 1위임에도 총 관객수가 4만명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몇몇 영화에 관객이 대거 몰리는 현상도 다양한 영화의 제작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도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현재 국내에는 약 2500여개의 스크린이 있지만 올해 개봉한 '아이언맨3'가 1389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1341개, '관상'이 1240개, '설국열차'가 1128개, '퍼시픽림'이 1005개 스크린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1210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1118개, '도둑들'이 1091개, '호빗:뜻밖의 여정'이 1028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001개 스크린을 차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스태프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보조출연자의 처우 개선도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문제점들이다.
영화산업협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 스태프 중 후반작업분야를 제외한 팀장(퍼스트)급 이하의 연 평균소득은 916만원, 세컨드급 이하의 경우 631만원을 기록했다. 과거에 비해 소득은 증가했지만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최저임금(연 단위 환산 금액 1148만원)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산재보험의 경우 스태프의 32.6%만이 산재보험에 가입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39.4%가 임금체불을 경험했다.
또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보조출연자들의 지난해 총소득을 조사한 결과 1000만원 미만의 수입을 버는 비율이 88.71%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최저임금법에 따른 2012년 월 최저임금액(주 40시간제) 95만 7220원의 년 단위환산액인 1148만 6640원과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생계비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4월 이런 문제점을 통감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대기업 투자배급사 등은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을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 이런 노력에 대한 뚜렷한 결과물과 마주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상 처음으로 2억 관객을 돌파한 이 시점에서, 한국영화산업의 빛을 더욱 환하게 비춰줄 상생의 결과물들을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올해 개봉작 중 흥행 TOP10을 차지한 영화 포스터, 올해의 천만영화 '7번방의 선물'(왼쪽). 사진 = NEW,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소니 픽쳐스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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