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의 내년 연봉이 궁금하다.
2013년 최고연봉자는 김태균(한화)이었다. 15억원을 받았다. 2위는 이승엽(삼성)이었다. 8억원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1시즌을 마치고 일본에서 나란히 국내로 컴백했다. 한화와 삼성은 간판타자이자 정신적 지주에게 섭섭하지 않게 대접을 했다. 두 팀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올 시즌에도 두 사람에게 같은 액수의 연봉을 안겼다. 김태균과 이승엽은 지난 2년간 연봉 1,2위를 빼앗기지 않았다. 두 사람의 내년 연봉은 어떻게 책정될까.
▲ 냉정하게 보면 연봉인상요인 없다
김태균과 이승엽은 올해 연봉 값을 해내지 못했다. 김태균은 올 시즌 타율 0.319로 2008년부터 국내에서 네 시즌 연속 3할을 때렸다. 하지만, 10홈런과 52타점은 중심타자로서 부족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이었다. 타율과 타점은 데뷔 후 가장 낮았다. 홈런도 1996년(9홈런)에 이어 데뷔 이후 가장 적었다. 시즌 막판 허리 부상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부진의 골이 깊었다. 냉정하게 보면 두 사람의 2014년 연봉에 인상 요인은 없는 것 같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삼성과 한화의 연봉협상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협상을 신중하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구단들은 보통 굵직한 선수의 계약을 상대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처리한다. 두 팀도 전통적으로 그랬다. 김태균과 이승엽의 연봉협상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인 몸값 자체가 거액이니 쉽게 액수를 주고 받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긴 어려운 상황. 물론 한화와 삼성은 김태균과 이승엽의 내년 연봉 가이드라인을 설정했을 것이다. 구단들은 선수단 전체 몸값을 설정한 뒤 N분의 1로 쪼개서 계약을 한다.
▲ 구단들의 딜레마
김태균과 이승엽이 2011시즌 후 나란히 컴백했을 때 한화와 삼성이 잘 대접해줬다. 김태균이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시즌인 2009년 연봉은 4억2000만원이었다. 지바 롯데에선 2년 연속 1억5000만엔이었다. 한화는 김태균이 3년만에 돌아오자 국내에서 뛴 마지막 시즌보다 무려 10억8000만원을 올려줬다. 이승엽도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 시즌인 2003년 연봉이 6억3000만원이었다. 일본에선 요미우리 시절 최대 연간 7억5000만엔을 받았으나 국내와 리그 수준 차, 환율 등을 감안할 때 2012년 연봉 8억원 책정은 적당했다. 당시 삼성은 이승엽에게 옵션 3억원을 얹어주면서 자존심을 세워줬다.
김태균과 이승엽은 2012시즌엔 제 몫을 했다. 그러자 한화와 삼성은 두 사람의 올해 연봉을 동결했다. 당시엔 더 올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두 구단은 야구계의 눈치를 봤다. 가뜩이나 FA 몸값이 과열됐다는 말이 나오면서 두 사람의 연봉을 더 올려주긴 쉽지 않았다. 그런데 김태균과 이승엽은 올 시즌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한화와 삼성은 김태균과 이승엽의 연봉을 깎아야 정상이지만, 대폭 삭감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여전히 삼성과 한화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연봉을 너무 많이 깎을 경우 두 사람의 자존심에 흠집이 생긴다.
이승엽은 데뷔 후 국내에서 연봉이 깎인 적이 없었다.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은 거침 없는 전성기였다. 사실 올 시즌에도 국내통산 최다홈런 보유자가 됐다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 김태균은 2007년 3억1000만원에서 2008년엔 2억9000만원으로 2000만원 깎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큰 폭이 아니었고, 2008년 31홈런을 때리자 2009년 연봉이 4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물론 FA 프리미엄이 포함됐다.
전례와 주변 상황을 보면 이번에도 동결 가능성이 있는데, 이 역시 구단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결과적으로 과거에 이승엽과 김태균에게 오버 페이를 안겼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한화로선 내부 연봉고과 시스템의 객관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명분도 지켜야 한다. 때문에 소폭 삭감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결론 도출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구단 내부적인 고민이 필요한데다 이승엽, 김태균과 협상을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만약 김태균과 이승엽이 3년 연속 15억원과 8억원을 받으면 내년 연봉 서열은 어떻게 될까. 김태균은 내년에도 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은 2위 자리에서 내려온다. 강민호가 롯데와 FA 4년 75억원 계약을 맺으면서 연봉 10억원이 보장됐기 때문. 이승엽은 LG와 FA 3년 25억5000만원 계약을 맺으면서 연봉 8억원이 보장된 이병규와 공동 3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과 이승엽(위), 김태균(가운데), 이승엽(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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