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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지난해 두자릿수 도루 기록자가 3명에 불과했던 한화 이글스가 '뉴 페이스'의 가세로 리그 최강 상위타선 구축을 꿈꾸고 있다. 정근우-이용규-펠릭스 피에로 이어지는 'KYP 트리오'가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를 영입한 한화는 지난 16일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타자 피에와 계약을 마쳤다. 김응용 한화 감독이 원하는 거포는 아니지만 정확한 타격과 준수한 수비, 빠른 발을 갖춘 좌타자다. "좌타자를 원한다"는 김 감독의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피에를 상위타순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3번 가운데 한 자리가 피에의 몫이다.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인 이용규는 4월 한 달간은 정상 출전이 어려운 게 사실. 그렇다면 피에가 정근우와 함께 테이블세터로 나설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피에가 발이 빠르기 때문에 테이블세터로 기용할 수 있다"며 "이용규가 완전히 회복돼 돌아오기 전에는 1번에서 3번 타순을 오갈 것이다. 이용규의 복귀 이후에는 3번 고정 배치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빠른 발을 지닌 좌타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2007년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피에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425경기에 타율 2할 4푼 6리 17홈런 99타점. 마이너리그에서는 847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3리 76홈런 412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타율 2할 5푼 1리 8홈런 40타점 38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16도루)에 이어 2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다. 한화로서는 20도루 이상은 밥 먹듯이 했던 정근우, 이용규에 이어 또 한 명의 '호타준족'을 보유하게 됐으니 생각대로 일이 풀린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한화 관계자는 "피에가 최근에 도루 능력도 상당히 늘었다"며 "메이저리그 유망주 순위권에 들었던 선수인 만큼 재능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모두 한 시즌 3할-40도루를 기록했던 명실상부 호타준족이다. 피에 또한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2할 9푼 3리(3266타수 956안타)에 한 시즌 30도루를 두 차례나 기록했던 선수다. 일단 출루하면 득점권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심타선에 배치될 김태균과 최진행의 타점 기회도 더 많아진다.
지난해 팀 도루 70개로 이 부문 1위 두산 베어스(172개)에 무려 102개 차 뒤진 꼴찌의 불명예를 썼던 한화. 내년 시즌에는 최강 상위타선 구축과 함께 팀 컬러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적어도 한 이닝에 3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근우-이용규-펠릭스 피에(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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