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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성격이 모난 아이가 아니더라.”
KT 전창진 감독은 25일 LG와의 창원 원정경기를 앞두고 “태풍이가 말도 잘 듣고 열심히 하던데요?”라고 웃었다. KT는 이날 오리온스와 4-4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를 치렀다. KT의 핵심은 단연 전태풍이다. 앤서니 리차드슨이란 확실한 득점원을 내보냈던 건 KBL 최고수준의 테크니션 전태풍 영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KT와 오리온스의 빅딜 발표 후 전태풍과 KT, 전태풍과 전창진 감독의 궁합이 어느 정도 들어맞을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됐다. 개성이 확실한 전태풍만큼 전 감독 역시 확실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갖춘 맹장이다. 전태풍도 그런 전 감독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전태풍이 KT에 합류하자마자 성실한 자세로 전 감독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전 감독은 “선수는 누구든 열심히 하면 칭찬을 받는 것이고, 까불면 혼나는 것이다”라고 명확하게 정리했다. 전 감독은 일단 전태풍에게 합격점을 내렸다. “태풍이가 모난 아이가 아니더라. 훈련도 열심히 하고 생활도 착실하더라”고 했다. 이어 “수비가 약점이라고 하는데, 수비력도 그리 나쁘지 않다. 연습을 시켜보니까 수비로테이션도 곧잘 소화하더라”고 했다.
전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휴식기가 길었다. 트레이드를 해서 손발을 맞출 적기였다. 훈련을 세게 했다. 손발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 태풍이가 잘 따라왔다. 수비는 의지다. 우리 팀은 수비를 열심히 하는 팀이다. 다른 선수들도 수비를 열심히 하는데 태풍이도 열심히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전 감독은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이제 첫 게임이다. 당장 선수들의 호흡이 들어맞진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태풍이가 나이가 있으니 체력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점을 잘 풀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전 감독의 말대로 전태풍은 새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서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뛰었다. 전태풍은 2쿼터 종료 직전 자유투로 KT 데뷔득점을 만들어냈고, 3쿼터 5분여전을 남기고 3점포를 터뜨리며 첫 필드골을 신고했다. 그만큼 전태풍에게 KT 데뷔전은 쉽지 않았다.
문제점도 있었다. 전태풍과 기존 선수들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건 예상된 일이었다. 또한, 기대했던 조성민과의 시너지효과도 그리 크지 않았다. 조성민은 점을 기록했으나 전태풍과의 인상적인 호흡을 통해 만들어낸 득점은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태풍이 공격을 직접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입장인데다 동료들과 호흡이 옳게 들어맞지 않자 볼 흐름이 끊기고 주춤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날 KT는 LG의 지역방어를 옳게 깨지 못했는데, 클라크 홀로 버티는 골밑이 김종규, 크리스 메시가 버티는 LG 골밑에 역부족이었다.
한편, 전태풍과 동료들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지 못하면서 랜스 골번, 김승원, 김종범 등 다른 선수들도 그리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날 전태풍은 37분 5초동안 15점 3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데뷔전은 무난했다. 일단 팀에 적응하려는 자세에선 전 감독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태풍이 KT와 함께 최상의 파괴력을 발휘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전망이다.
[전태풍.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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