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다른 선수들의 자신감이 살아나는 거죠.”
충돌 사건으로 2경기에 결장했고, 앞으로 3경기 추가 징계를 받을 에런 헤인즈. SK는 최근 코트니 심스가 홀로 40분 가까이 뛴다. 올스타브레이크 직전에 치러진 KGC전서는 패배했다. 그러나 두번째 게임인 25일 삼성과의 크리스마스 매치서 대승했다. 그날 심스가 무려 34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심스는 원래 KCC 시절엔 1번 외국인 옵션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SK로 트레이드 된 뒤 헤인즈의 백업 멤버로 전락했다. 출전시간만 주어지면 충분히 다득점을 해낼 수 있으나 SK의 시스템 자체가 헤인즈에게 최적화된 상황. 심스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문경은 감독은 “심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숙제”라며 지난 시즌부터 강조했다.
심스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헤인즈가 뛰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 SK는 공수 트렌지션이 좋은 헤인즈의 부재로 특유의 3-2 지역방어를 자주 사용하기 힘들다. 심스는 확실히 1대1 수비에 강하다. 더구나 SK의 지역방어 자체가 상대에 완벽하게 분석된 상태다. SK로선 이 기회에 심스를 중심으로 공수 옵션을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헤인즈 사태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문 감독은 심스에게 확실한 롤을 부여했다. SK 김선형과 변기훈은 일단 심스에게 볼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시작했다. 심스는 로 포스트와 하이포스트를 오가면서 공격에 집중했다. 또 하나. 문 감독은 심스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박승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박승리는 혼혈선수 답지않게 수비력이 좋은 편이다. 좋은 가드진의 조율과 심스의 안정적인 공격과 내, 외곽을 오가는 패싱게임까지. SK가 심스를 승부처에서 활용해서 통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물론 이날 상대팀 오리온스의 팀 디펜스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KT와의 4-4 트레이드 이후 오리온스는 확실히 조직력이 부족하다. 조직적으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을 힘이 부족하다. 하지만, 문 감독은 “삼성전 이후 다른 선수들의 자신감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심스가 들어가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의미다. 헤인즈 사건으로 침체된 SK로선 확실한 반전 카드를 찾은 셈이다. 결국 SK는 이날 오리온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2연승을 내달렸다. 심스는 24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쳤다.
SK는 장기적으로도 심스를 중심으로 한 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SK는 지난 봄 포스트시즌서 정규시즌과 동일한 전략으로 나갔다가 4강 플레이오프서 KGC에 고전했고, 챔피언결정전서 모비스에 손 한번 쓰지 못한 채 패퇴했다. 최근 좋지 않은 일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 기회를 틈타 다양한 공수옵션 및 패턴을 발굴한다면 포스트시즌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SK는 향후 헤인즈 없이 2경기를 더 치른다. SK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태세다.
[심스.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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