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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FA 대박을 터뜨린 '추추 트레인' 추신수(31·텍사스 레인저스)가 금의환향했다.
올 시즌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며 내셔널리그 1번타자 역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을 동시에 달성한 추신수는 FA를 선언하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총액 1억 3000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추신수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으며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고국 팬들과 마주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①편에서 이어짐.)
- 만약 투수를 했어도 지금과 같은 선수가 됐을 거라 생각하나.
"그런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왼손 투수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는 3년 만에 갔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만큼 레벨의 선수는 되지 못했을 것 같다. 선수 생활도 장담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밝힌다면.
"정말 기대되고 올 스프링캠프가 기다려진다. 올해 신시내티에서 한 것처럼 한다면 텍사스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 텍사스에서도 나의 장점들을 보고 7년이라는 장기계약을 한 것이고 몸만 건강하고 많은 경기를 소화한다면 원하는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
- 신시내티엔 좋은 타자들이 많았는데 어떤 도움을 받았나.
"조이 보토도 엄청난 금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고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선수다. 제이 브루스와 브랜든 필립스도 마찬가지다. 그 선수들은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정말 진지하다. 다음날 투수, 3일 후에 나오는 투수도 이미 파악하고 분석하는 선수들이었다. 타격코치님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개개인이 알아서 잘하고 정보가 있으면 선수들이 공유하고 그랬다. 정말 놀랐다. 이기는 팀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었다. 지는 팀은 항상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기는 팀은 이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
- 올해 사구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타석에 바짝 붙는다는 얘기도 있다.
"많은 분들이 내가 타석에 붙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안 피하는 게 맞다. 나는 절대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지 않는다. 심판들도 물어본다. 내가 바짝 붙지도 않으면서 왜 이렇게 많이 맞냐고 물어본다. 투수가 몸쪽을 던지다 실수를 하면 더 몸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 이제 다르빗슈와 팀 동료가 됐다. 같은 지구엔 이와쿠마도 있는데.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톱클래스의 투수다. 좋은 투수를 상대하지 않아 나한테도 좋은 일이다. 내가 먼저 다가갈 준비가 돼있다.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고 싶다. 이와쿠마는 정말 좋은 공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잘 쳤던 기억이 더 많다. 만난다면 국적을 떠나 잘할 자신이 있다"
- 입단식을 하면서 론 워싱턴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가.
"감독님이 '1번타자 좌익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고 '지명타자를 1명만 고정적으로 하는 게 싫다'고 하셨다. 나나 벨트레, 필더나 매일매일 경기를 뛰는 선수를 위해서 하루 정도는 지명타자로 돌리고 싶다고 들었다"
- 워싱턴 감독과의 호흡은 어떨 것 같나.
"좋을 것 같다. 계약 전에 감독, 단장님 등 텍사스 관계자들과 미팅을 했는데 워싱턴 감독님은 베이커 감독님이 앞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스타일이나 말투, 제스처 등 많이 닮았다. 몇 번 뵙지 못했지만 마음이 편했고 느낌이 좋았다"
- 텍사스에서도 등번호 17번을 달게 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17번을 달았다. 중간에 다른 번호를 달기도 했지만 애착이 있는 번호다. 만약 텍사스에 다른 누군가 쓰는 선수가 있었다면 다른 번호를 달았겠지만 팀에서 먼저 17번을 다는 것을 물었었고 나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 '추 파운데이션'이란 자선재단을 설립했는데.
"베이커 감독님께 물어본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야구를 즐기라고 하는데 정말 야구를 즐기는 게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베이커 감독님은 '받은 만큼 주는 게 인조이 베이스볼(Enjoy Baseball)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뜨거워졌다. 다 주는 것만큼 기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단 설립은 생각만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시작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하나 하나씩 할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
- 어린 선수들이 추 선수를 롤 모델로 삼을 것 같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어릴 때부터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에 어떻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 그 목표를 진지하게 갖고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운동을 했다. 내가 할 때만 해도 야구 선수는 야구만 했다. 내가 못했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지식도 많이 쌓았으면 좋겠다. 목표를 생각하고 열심히 하면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 차후에 국내에서 뛸 생각도 있는지.
"아직까지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내 야구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를 수 있을 때까지는 메이저리그에 있을 것 같다"
- 내년에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
"시즌과 맞물리지만 않으면 언제든지 나갈 마음이 있다. 2010년에 아시안게임에 나가서 병역 혜택을 받았었고 같이 희생한 코칭스태프, 동료들이 있었다. 한번은 갚을 때도 됐다"
- 향후 선수, 그리고 아버지로서 목표가 있다면.
"내가 명예의전당까지 갈 수 없을 것을 알고 있다. 건강하게 뛰면서 마흔 살까지 뛰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200홈런-200도루, 나아가서 300-300까지 해보고 싶다. 올해 100-100을 하면서 목표가 생겼다. 아버지로서는 이젠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니까 가족과 보낼 시간이 늘어서 더 좋다"
[추신수 선수가 3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진행된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선수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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