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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나카가 왜 류현진보다 앞 순번일까.
최근 ESPN 등 미국 언론에서 포스팅시스템 입찰에 들어간 다나카 마사히로가 LA 다저스에 입단한다면, 류현진을 제치고 3선발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의 전망이긴 하지만,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로선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부분이다. 왜 올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메이저리그서 검증된 선발투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은 다나카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 LA 다저스, 정말 다나카가 필요한가
현 시점에서 LA 다저스가 실제로 다나카 영입전에 뛰어들 것인지는 알 수는 없다. 다나카는 포스팅시스템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 언론에서 LA 다저스가 다나카의 포스팅에 참가했다는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직 미국 언론들은 “선발진이 막강한 다저스가 굳이 다나카를 영입할 것 같진 않다”라고도 하고, “불안한 4~5선발에 대비해 보험용 선발투수가 필요하다”라고 전망하고만 있다.
내년 LA 다저스 선발진은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까진 확정된 상태다. 4~5선발은 유동적이다. 리키 놀라스코와 에딘손 볼케스가 이적했으나 댄 해런을 영입한 상황. 여기에 조시 배켓과 채드 빌링슬리가 부상을 털고 내년 스프링캠프서 돌아온다. 헤런이 4선발을 맡고 배켓과 빌링슬리, 스티븐 파이프 등이 5선발을 다투는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선발 자원은 풍족하다.
그런데 막강한 자금을 보유한 LA 다저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LA 다저스는 그리 큰 돈을 쓰지 않았다. 주로 불펜 전력을 다잡는 데 집중했다. LA 다저스의 목표는 당연히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데이비드 프라이스 영입설이 꾸준히 나도는 가운데 일본 최고투수 다나카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LA 다저스가 다나카를 영입한다면 선발 순번을 떠나 메이저리그 최강 선발진 구성이 가능하다. LA 다저스가 실제로 다나카 영입을 마음만 먹는다면 포스팅시스템서 승자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류현진 포스팅 전쟁서도 승리한 다저스다.
▲ ML, 여전한 한일야구 향한 시각차
그렇다면 다나카가 실제로 LA 다저스에 입단할 경우 왜 류현진보다 앞선 3선발감으로 인정되는 것일까. 최근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어차피 기록비교는 무의미하다. 결국 메이저리그가 한국과 일본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 아니겠느냐”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서 잭팟을 터트렸음에도 여전히 일본야구가 한국야구보다 한 수 위라는 그들의 시각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7년 데뷔한 다나카는 올 시즌 라쿠텐에서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MVP와 사와무라상을 휩쓸었다. 일본 통산 성적은 99승35패 평균자책점 2.30. 2009년(15승), 2011년(19승) 등 세 차례 시즌 15승 이상을 챙겼다. 한국 통산 98승52패 평균자책점 2.80, 2006년(18승), 2007년(17승), 2010년(16승) 등 역시 세 차례 시즌 15승 이상을 챙긴 류현진과 비슷한 발자취를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 다나카가 워낙 빼어난 활약을 펼쳤고, 일본야구의 수준 자체가 한국보다 살짝 높다는 걸 감안하면 다나카가 류현진보다 한 수 높은 급으로 평가를 받는 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물론 류현진 정도의 한국 특급투수가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통하는 게 입증됐으나 똑같은 톱클래스 선수라면 메이저리그서 바라보는 일반적인 한일야구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 3선발? 4선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관계자는 “다나카가 실제로 LA 다저스에 입단할지 하지 않을지 알 수 없다. 만약 다나카가 LA 다저스에 입단한다고 해도 누가 3선발이 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어차피 류현진은 검증된 선발자원이다. 류현진이 다나카에게 밀려 선발로테이션 자체를 벗어날 확률은 제로다. 그렇다면 실력으로 승부하면 된다. 설령 다나카에게 3선발을 내주더라도 더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3선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선발 순번 자체에 지나치게 집착할 이유도 없다. 어차피 시즌은 길고 변수는 많다. 메이저리그는 휴식일이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하기도 한다. 류현진 역시 올 시즌 3선발이지만, 실제로는 2번째 혹은 4번째 순번을 돌기도 했다. 멘탈이 강하기로 유명한 류현진이 선발 순번에 흔들릴 투수는 아니다.
두 사람의 선발 순번에 대한 미국발 보도는 한국과 일본의 거물투수들이 메이저리그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흥미가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다만, 다나카가 실제로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지, 얼마를 받고 메이저리그서 뛸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류현진의 행보와도 1년 내내 꾸준히 비교가 될 것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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