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플레이오프를 생각하고 정규리그를 치러야죠.”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요즘 마음이 복잡하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돈 상황. 후반기 레이스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치밀한 계산을 하고 있다. 물론 모비스가 포스트시즌 자체를 걱정하는 팀은 절대 아니다. 모비스는 20승 8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런 모비스도 정규시즌을 어떻게 마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SK와 LG 역시 20승8패로 31일까지 공동선두를 형성했다. 이게 골치 아프다. 정규시즌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도 있고, 정규시즌 3위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모비스, SK, LG는 모두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어느 한 팀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할 운명이다.
유 감독은 “사실 순위보단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생각하면서 정규리그를 치르는 데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당연하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그러나 정규시즌서 6번 맞붙은 전략을 토대로 포스트시즌 전략을 짠다.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서 누굴 만나느냐를 생각하면서 정규리그를 치러야 한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시즌 막판 SK의 독주를 무리하게 제어하지 않았다. 대신 철저하게 포커스를 4강 플레이오프 직행과 포스트시즌 자체에 뒀다. 정규시즌서 쩔쩔 맸던 SK에 챔피언결정전서 4연승 우승으로 깔끔하게 갚아줬다. 정규시즌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챔피언결정전서 전혀 새로운 전략을 짠 것이다. 이를테면 SK 김선형의 돌파를 정규시즌서는 그냥 놔뒀으나 챔피언결정전서는 선호하는 방향을 철저하게 틀어막아 SK 공격 위력 자체를 반감시켰다.
유 감독은 이번에도 그런 게 필요하다고 본다. 유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40분 풀로 돌려서 정규리그 1위?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물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최선을 다할 요량이다. 그러나 유 감독은 다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거나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략과 전술적 약점을 모두 노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정규시즌 승수를 쌓을 마음은 없다.
결국 당분간 유 감독은 치열한 탐색전을 펼칠 전망이다. 무리하게 단독선두로 치고 나설 욕심을 부리기보단 플레이오프 상대가 될 팀들의 전략을 탐색하고 향후 전략을 모색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런 유 감독의 마인드도 디펜딩챔피언이자 공동선두의 여유라면 여유다. 중, 하위권 팀들은 어떻게든 6강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모비스를 상대한 오리온스가 그런 팀이다. 모비스는 이날 오리온스의 뒷심에 와르르 무너지면서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아직 게임은 많이 남아있다. 유 감독은 아직 승부수를 던지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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