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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하고 싶고, 해야 할 걸 한 것입니다.”
오리온스와 KT의 4-4 트레이드 이후 전태풍, 김승원 등을 KT에 내준 오리온스가 손해라는 말이 나왔다. 물론 이후 김도수의 약물 양성반응 파동이 일어나면서 KT가 추가로 오리온스에 보상을 하기로 합의한 상황. 하지만, 농구인들과 팬들은 장기적으로 이 트레이드가 KT에 좀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바라본다.
하지만, 트레이드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추 감독은 31일 모비스와의 고양 홈 경기를 앞두고 “그런 걸 일일이 따지면 트레이드를 하지 못한다. 하고 싶은 걸 한 것이고, (트레이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손해만을 생각하면 트레이드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추 감독의 말은 맞는 설명이다. 팀 분위기를 바꾸고, 전력에 변화를 주기 위해선 자신만 이익을 볼 수 없다. 출혈이 있어야 들어오는 부분도 있는 법. 추 감독은 “우리팀에 온 선수들, KT로 간 선수들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이 멤버로 잘 추슬러서 좋은 분위기를 타겠다”라며 전의를 다잡았다.
오리온스는 트레이드 이후 확실히 좋지 않다. 오히려 트레이드 직전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조금씩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추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추 감독은 “우리 팀에 온 선수들이 모두 잘 해주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 선수들과 이적생들의 세밀한 움직임과 전술적 호흡을 맞춰나가는 데는 적지 않은 실전경기가 필요하다. 추 감독은 “골번은 인사이드에서만 활약한 선수였다. 리처드슨은 활동 반경이 넓다. 나머지 네 선수가 리처드슨에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리처드슨이 뛸 때 골밑 수비는 시스템으로 커버해야 한다”라고 했다.
리처드슨으로 외곽 화력을 보강한 상황. 부족한 골밑 수비와 제공권은 장재석이 커버해줘야 한다. 장재석은 KT 시절 자신감이 떨어지고 경직된 플레이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추 감독은 “자신 있게,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장재석은 28일 SK전서 19점 4리바운드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추 감독은 “골밑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라고 칭찬했다.
임종일도 비밀병기로 다듬고 있다. 그는 성균관대 시절 박경상(KCC)과 득점기계로 이름을 드날렸던 선수다. 추 감독은 “김병철 코치가 동물적인 슛 감각을 키워주고 있다”라고 웃었다. 9경기 출장정지를 당한 김도수 역시 팀 연습에는 정상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한다. 추 감독은 “안 써먹으려면 왜 데려왔겠나”라고 웃었다.
추 감독은 소신껏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 추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장재석은 이날도 골밑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이 트레이드의 최종승자가 누가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오리온스는 추 감독의 의도대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이날 모비스에 4쿼터에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2연패에서 벗어났다. 트레이드 이후 2승2패다.
[추일승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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