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남발 방송 3사 연예대상, 진짜 그들만의 잔치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와 SBS, MBC 방송 3사 시상식이 모두 끝났다. 2013년 연예대상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방송사는 MBC였다. MBC는 '진짜 사나이'와 '아빠 어디가' 등 대박 예능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2013년 한해의 연예 프로그램을 돌아보는 연예대상. 과연 올해의 연예대상은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켰을까.

가장 먼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MBC.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흥미롭지 못했다. 수상자 남발에 모호한 기준까지 한마디로 '시시'하게 끝났다. 또 대상 역시 누구도 예상한 팀에게 돌아갔다.

실소를 자아낸 부분은 개그맨 서경석의 MC 인기상 수상이다. 서경석은 현재 MBC에서 MC로 활동하고 있지 않다. '진짜 사나이'에서 중병 병사로 활약하고 있는 그에게 뭔가 상을 하나 주고 싶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KBS도 다를 바 없다. 존박은 현재 방송중인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쇼 오락MC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존박이 강호동이나 최강창민처럼 고정 MC라면 말은 달라지겠지만, 한가지나 또는 두 가지(스케줄이 맞을 경우) 에피소드에 출연하는 '게스트'인 점을 감안했을 때, 다소 애매한 상이다.

수상자 남발은 어떤가. 2013년 KBS 연예대상에는 실험정신상이라는 부문이 신설됐다. 수상작은 '인간의 조건'이었다. 상 이름도 생소한 이 상은 '인간의 조건'에 맞춰진 상이라 할 수 있다.

KBS와 MBC는 30명(또는 작품)이 수상에 성공했다. 시상식의 자연스러운 법칙인 공동수상도 물론 있었다. 그나마 KBS와 MBC는 나은 편이다.

SBS는 총 24개 부문에서 50명이 넘는 스타들이 상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공동수상의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정 상에서는 무려 4명이 받았다.

이쯤 되면 그저 한 해 동안 고생한 방송사 식구들끼리 즐기는 연말 파티 수준이다. '시상식'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권위가 너무 살지 않는다. 이런 나눠주기식 수상자 남발은 진짜 대상을 수상한 수상자에게도 미안한 일이다.

그렇다고 대상 수상자들에게까지 모호한 수상 기준을 들이밀 생각은 없다. MBC의 '아빠 어디가' KBS의 김준호, SBS의 김병만은 모두 대상을 받을만한 팀 또는 스타들임은 명확했다. 대상 수상에 불만을 품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반성할 부분은 있다. 대상과 진짜 받을만한, 누구도 수긍이 가는 수상자를 제외한 억지로 만들어진 수상 부문 남발과 모호한 기준의 시상식이 계속된다면, 연말 연예대상은 진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뿐이다.

[2013 SBS, MBC, KBS 연예대상 수상자 김병만, '아빠 어디가'팀, 김준호(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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