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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미녀들의 변신은 언제나 세간의 관심거리다. 얼굴에 흙범벅이 된채 바닥에 구르는 영화 ‘싸움’의 김태희가 그랬고, 짜장면을 폭풍흡입하는 ‘환상의 커플’이 한예슬이 그랬다.
이런 미녀들의 변신을 놓고 대중들은 ‘연기변신’이라는 호칭을 붙이면서 연기력에 있어 장족의 발전이 있다며 기대를 표했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고아라와 MBC ‘미스코리아’의 이연희를 놓고 보면 더욱 그렇다.
고아라는 ‘응답’에서 사투리를 감칠나게 소화하는 다혈질 대학생 성나정 역할을 맡아서 재평가를 받았으며, 이연희는 갖은 수모를 딛고 일어서는 신데렐라로 기존 작품과 비교해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아라와 이연희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닮은 점이 많다. 청순한 미모를 가진 한국을 대표하는 미녀라는 점과 함께 10대 시절 연기를 시작한 점, 그리고 비교적 긴 연기인생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다는 점까지 같다.
물론 두 사람은 이제 20대 중반을 갓 지난 젊은 배우다. 일반적인 배우들의 경우 30대가 되어서야 그야말로 ‘스타가 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두 사람은 소속사가 국내 굴지의 대형 매니지먼트사인 SM이라는 점이 대중의 조급증을 배가시켰다. SM 소속 연예인, 특히 가수들이 2000년 이후 불패의 신화를 써 내려간 반면, SM을 대표하는 배우인 두 사람은 소속사 가수들과 비교해 그 성과가 미비했기 때문.
그랬던 두 사람에게 ‘응사’와 ‘미스코리아’는 필모그래피의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할 전망이다. 비록 ‘미스코리아’가 편성의 불리함으로 인해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연희 자체는 그 동안 논란이 됐던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기 발전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두 사람이 맡은 배역은 비교적 배우들이 연기하기 수월한 캐릭터 부류에 들기 때문이다. 분명한 연기 포인트와 강약이 있으며 캐릭터 성격 또한 명백하다. 한국 방송 및 영화가에서 여성 배우에게 원하는 단편적인 캐릭터에 충실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연기력이 대폭 업그레이드 된 것 처럼 평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캐릭터 자체를 워낙 잘 만났고, 그 캐릭터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고아라와 이연희는 잘 만난 작품 하나로 재평가를 받을 기회를 거머쥔 것은 사실이다. 한예슬이 그랬고, 김태희가 그랬다. 하지만 두 배우가 이후 또 다시 자신이 추구하는 혹은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원점으로 회귀 했듯, 고아라와 이연희의 연기력의 발전을 논하기는 이르다.
고아라는 차기작이 ‘응답하라 1994’ 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처했다. 이연희 또한 ‘미스코리아’가 시청률에 있어서 불이익을 보고 있지만, 그런 분위기에서도 본인의 중심을 잡고 꾸준한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
‘만년 유망주’ 였던 고아라와 이연희의 발전은 20대 여배우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현 연예계 현실에서는 반길만한 일이다. 연기와 미모 모두를 잡은 것으로 평가 받는 선배배우 이영애가 그녀를 재평가 받게 만든 ‘대장금’과 ‘친절한 금자씨’를 만나는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들 두 20대 배우는 이제 시작점에 선 셈이다.
[고아라-이연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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