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변형 6선발 체제다.
국내야구에 6선발 체제의 개념이 도입된 건 1~2년 전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선발진이 좋은 몇몇 팀이 6선발 체제를 가동했다. 6선발 체제의 장점은 명확하다. 선발투수가 정확하게 1주일에 1회 등판한다. 그만큼 준비시간이 길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볼을 뿌릴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체력 안배 효과도 있다. 선발이 이닝을 길게 끌면 불펜투수들도 체력적으로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6선발 체제를 1년 내내 원활하게 돌린 팀은 거의 없었다. 과거 선발진이 좋았던 KIA, 최근 몇 년간의 삼성도 6선발 체제를 목표로 마운드를 운영했으나 막상 벽에 부딪혔다. 일단 선발투수 6명 자체가 1년 내내 아프지 않거나, 부진하지 않고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이 좋지 않은 팀은 어차피 5선발이든 6선발이든 불펜 투수가 받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때문에 대부분 팀이 변형 6선발 체제를 활용하곤 한다. 선발 자원이 풍족한 팀이 5선발까지는 고정한 뒤, 6선발은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다. 6선발투수는 선발로도 들어가고, 선발 순번에서 빠지는 텀에선 탄력적으로 구원 등판하기도 했다. 다른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롱릴리프로 등판하는 예가 많았다. 삼성은 지난해 차우찬이 이런 역할을 했다.
올 시즌 변형 6선발 체제에 넥센이 도전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년 시무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발 후보가 8~9명이다. 브랜든 나이트, 밴헤켄, 금민철, 김대우, 배힘찬, 오재영, 문성현 등이다. 이들 중 선발로 가끔 들어가면서 중간 릴리프로 활용되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1주일에 한번씩 등판하면 여름에 체력안배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뼈 있는 발언을 했다. “넥센 타선은 리그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선발투수가 1년에 28~30회 등판하는데 우리 타선을 감안하면 10승을 하지 못하면 안 된다. 그건 남을 탓하면 안 되고 투수 본인을 탓해야 한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와 밴헤켄이 12승씩을 올려줬지만, 염 감독은 잘 한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이 합작한 20패가 올 시즌 좀 더 줄어들길 바랐다.
염 감독은 “강윤구와 김영민의 경우 특히 기대를 많이 한다. 이젠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책임감을 갖고 야구를 해야 한다. 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나이트와 밴헤켄을 제외하곤 사실 꾸준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가 적은 넥센. 염 감독은 투수 스스로 그 틀을 깨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강력한 타선 지원 속에서 움츠러들 이유가 없다고 본다. 염 감독이 변형 6선발체제를 시행하는 건 선발 후보들에게 최대한 선발로 던질 기회를 주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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