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지난해 LG 트윈스에 김광삼은 없었다. LG의 암흑기 역사를 정면으로 관통하며 묵묵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온 김광삼이지만, 영광의 순간에는 함께할 수 없었다.
2012 시즌 직후 받았던 팔꿈치 인대접합(토미 존) 및 뼛조각 제거 수술과 이로 인한 재활 때문이었다. 수술을 결심한 순간부터 김광삼에게 2013 시즌은 없는 것과 다름이 없었지만, 달라진 팀의 모습에 김광삼도 만감이 교차하는 경험을 했다. "사람이다 보니 기뻤고, 사람이다 보니 섭섭했다"는 것이 김광삼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신일고를 졸업한 뒤 1999년에 입단해 LG에서 16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김광삼은 아직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다. 2002년에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김광삼이 상무 소속이었다. 다음을 기약했지만, 아직 다음 기회는 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팀의 가을야구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김광삼은 화려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사이판 재활 캠프에 다녀온 뒤 다시 국내에서 훈련에 매진 중인 김광삼은 15일 출국하는 LG의 애리조나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김광삼은 "몸 상태를 80%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에 남은 부분은 스프링캠프에서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피칭도 가능한 상태다"라며 현재 몸 상태를 알렸다.
이번 애리조나 캠프 합류는 김광삼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사이판 캠프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는 캠프였는데, 코칭 스태프에서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 예전보다 좋은 자원들이 많아 재미있는 경쟁이 될 것 같다.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전체가 경쟁으로 동반상승해 팀 마운드의 힘을 올릴 수 있는 캠프가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김광삼은 캠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광삼의 말대로 좋은 자원들은 많아졌다. 국내 선수 중에서만 봐도 선발 후보가 우규민, 류제국, 신정락, 신재웅, 임정우, 윤지웅 등이 있고, 김선우도 선발 경험이 많아 필요할 때 임시 선발 등으로 힘이 될 수 있다.
김광삼까지 선발로 나설 수 있다면, LG의 마운드는 한층 강해진다. 김광삼은 "아무래도 해왔던 것이 선발이고, 목표도 선발이기 때문에 그 목표를 향해 갈 것이다. 그렇지만 코칭스태프에서 다른 쓰임새를 원하신다면 그 또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예전보다 좋은 모습으로 컴백하는 것이 첫 번째기 때문에 보직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보직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했지만, 선발이 목표인 것은 확실하다. 김광삼은 "목표를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100이닝 이상이 목표다. 수술하고 난 뒤 첫 해에 너무 많은 욕심보다는 100이닝이 적당한 수치인 것 같다"고 전했다. 자신의 마지막 시즌인 2012년에 던진 이닝이 104⅓이닝이었으니, 적어도 수술 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이다.
김광삼에게 100이닝이란 곧 풀타임 소화와도 같다. 자신과의 싸움을 마친 김광삼이 풀타임으로 1군에 있으면 젊은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팀 입장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크다.
당장 이번 시즌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당당한 선발투수가 되는 것이다. "프로야구 기록일지도 모르는데, 한 팀에서 41승을 하면서 연봉 1억을 넘은 적이 없다. 억대 연봉이 목표는 아니지만 그만큼 어디 가서 당당하게 LG 트윈스의 선발 투수라고 말할 수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김광삼은 "이제는 베테랑으로서 당당히 내가 LG의 선발투수라고 말할 수 있는 좋은 모습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목표를 드러냈다.
[김광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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