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5살이 되니까 느낌이 다르네요".
넥센 히어로즈 좌완투수 강윤구는 2009년 프로 입단 이후 줄곧 팀내 최고 유망주였다. 데뷔 2, 3년차에는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기도 했지만 서서히 본인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2013시즌 강윤구의 성적은 41경기 6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4.36.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평범한 듯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선발로서 제 역할을 했지만 이후 부진하며 불펜으로 강등됐다.
이 때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넥센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나며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6승은 데뷔 이후 최다승이었으며 130이닝은 데뷔 이후 최다 이닝이자 첫 규정이닝 진입이었다.
그의 2013시즌은 '다행'과 '아쉬움'이 겹쳤다. 강윤구는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해를 거듭할 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내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기대만큼 못했던 것 같다. 잘하고 싶었는데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팀은 그의 공로를 인정했다. 2013시즌 연봉 6700만원에서 56.7% 인상된 1억 500만원에 올시즌 연봉 재계약을 맺은 것.
강윤구는 "기분 좋다. 데뷔 첫 억대 연봉인만큼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봉이 오른만큼 부담감도 커질 수 밖에 없는 노릇. 하지만 그는 돈보다는 다른 쪽에 초점을 맞췄다. 강윤구는 "연봉도 연봉이지만 (한국 나이)24살이랑 25살이랑 느낌이 다르다"며 "이제는 20대 중반이 된 것 같다. 24살 때는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25살이 되니까 책임감이 생기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전에는 '내가 못하더라도 뒤에서 형들이 해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무조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990년생 말띠인 그에게 2014년은 인생에서 몇 번 찾아오지 않는 '말띠 해'다. 강윤구는 201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몸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안 다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몸 관리가 첫 번째임을 드러냈다.
하지만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전만 하더라도 강윤구는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보장 받았다. 이번에는 다르다. 지난 시즌 중후반 문성현, 오재영 등이 선발로서 합격점을 받아 올시즌을 앞두고는 서바이벌이 펼쳐지게 됐다. 강윤구는 "살아남아야죠"라는 한마디로 올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밝혔다.
2014년 강윤구의 목표는 선발 10승과 함께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는 것. 그 중에서도 아시안게임쪽에 많은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팀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물론 불펜에서 맹활약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할 수도 있지만 이는 강윤구 본인이나 팀에게 완벽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어느덧 프로 6년차. 약간은 더딘듯 하지만 본인의 말대로 매년 좋아지고 있다. '말띠 해'를 맞이한 강윤구가 올해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강윤구 야구인생, 그리고 인생에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말띠 해'가 될 것이다.
[넥센 강윤구.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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