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시청자도 불편한 요즘 걸그룹, 본인들은 괜찮을까?
요즘 가요계는 그야말로 헐벗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금 콘셉트는 이제 놀라울 것도 없다. ‘25금’은 물론 ‘노출 없는 섹시’를 콘셉트로 내세운 걸그룹까지 종횡무진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10대 멤버들을 내세운 가요계의 섹시 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90년대 후반 S.E.S나 핑클이 고급스러움과 귀여움을 내세운 시절, 베이비복스가 섹시함을 내세우면서 등장해 그들만의 시장을 구축했다.
이후 이효리와 포미닛 현아까지 섹시함을 표방한 여자 가수는 수도 없이 등장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같은 섹시 콘셉트는 틈새시장으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요즘 가요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한팀 건너 ‘헐벗은’ 걸그룹이 등장한다.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활동 중이거나 컴백을 앞둔 팀만 걸스데이, AOA, 레인보우 블랙 등이 있다.
시청자도 보기 민망한 걸그룹의 노출 전쟁, 과연 당사자들인 걸그룹 멤버들은 괜찮을까? 그렇지만은 않다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유명 걸그룹의 의상을 디자인 하는 한 의상실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에 “소속사의 기획회의 등에 참석하거나, 치수 측정 및 피팅을 위해 관계자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의상을 입어야 하는 한 걸그룹 멤버의 경우 줄곧 울상인 경우도 있었다. 소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섹시 콘셉트는 걸그룹의 종착지로 여겨졌다. 섹시 콘셉트를 선택할 경우 향후 선택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성인이 되면서 콘셉트의 변신 단계에서 마지막 단계에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속사 또한 계약 막바지에 ‘쓰고 버리는 카드’로 섹시 콘셉트를 선택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딸, 혹은 조카, 동생 같은 걸그룹 멤버들에게 낯뜨거운 의상을 입혀야 하는 소속사 관계자들의 속내도 편하지는 않았다. 한 걸그룹 소속사 고위 관계자는 “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들을 때도 있다. 조카 같은 멤버들에게 섹시 콘셉트를 부여하는 마음도 씁쓸할 뿐이다. 하지만 3주도 아닌 3일만에 승부를 봐야하는 요즘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속내를 털어 놨다.
너도나도 섹시콘셉트를 택하는 요즘 왠만한 섹시함으로는 그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더 강한 무엇’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영화 ‘쇼걸’에서나 볼법한 의상까지 걸치고 방송가를 누비고 있다.
이 같은 걸그룹들의 ‘더 강한 섹시’ 경쟁에 우려를 표하는 관계자들 또한 나오고 있다. 한 가요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을 꿈꾸는 연습생 중, 누구도 섹시 콘셉트를 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섹시함을 추구하는 기획사들의 입장도 이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시청자들도 불편한 요즘 걸그룹의 노출 대결. 당사자들 또한 그 누구도 행복하지 못한 생존을 위한 궁여지책이라는게 K-POP으로 최대 특수를 맡고 있는 우리 가요계의 씁쓸한 현실이다.
[섹시함을 콘셉트로 활동 중인 걸스데이(위)-AOA.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