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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후위공격, 일부러 관중석으로 때렸다."
팬 서비스는 둘째 가라면 서럽다. '월드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이 프로 출범 원년인 2005년 이후 9년 만에 V리그 올스타전 MVP로 우뚝 섰다.
여오현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 본 경기에 출전해 화려한 수비 실력은 물론 '공격 본능'까지 뽐내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팀 내 가장 많은 12개의 리시브를 책임졌고, 공격득점도 올렸다. 토마스 에드가(LIG손해보험)와 함께 공동 MVP를 수상한 여오현은 상금 300만원과 한우세트를 받았다. 이번 올스타전 남자부 최다득표에 이어 MVP까지 받아 기쁨 두 배.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여오현은 "얼떨떨하다"며 "생각지도 못한 좋은 상을 받아 행복하다. 올해가 말의 해라 내게도 행운이 따른 것 같다. 팬들께서도 많이 성원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오현은 이날 본 경기 3세트 13-12 상황에서 유광우(삼성화재)의 토스를 받아 후위공격을 시도했으나 이는 상대 코트가 아닌 2층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진 건 당연지사. 알고 보니 이는 여오현의 팬서비스. 그는 "처음에는 일부러 관중석으로 때렸다"며 "팬분들도 한 번 받아보시라고 시원하게 올려드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팀 훈련 할 때는 공격 못 한다"고 웃어 보인 뒤 "가끔씩 혼자 심심할 때, 아무도 없거나 몸이 좋을 때 한 번씩 해보곤 한다"고 말했다.
리베로 포지션에서 MVP가 나왔다는 사실이 더 기뻤던 여오현. 그는 "리베로가 주목 받기 힘든 포지션이다. 그런데 V리그 출범 10년째가 되니 배구를 잘 아시는 팬들이 많이 늘었다. 자부심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여오현의 소속팀 현대캐피탈은 19일 현재 승점 40점으로 2위 삼성화재에 승점 1점 앞선 선두를 지키고 있다. 다시 리그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여오현은 "지금까지 했던 것은 잊어야 한다"며 "우리도 준비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이겨 나가야 한다. 항상 자신은 있지만 요즘 경기가 워낙 치열하니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오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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