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왜 이렇게 빡빡한지 모르겠어"
허재 KCC 감독의 '한숨'이다. 비단 허 감독 만의 한숨은 아니다. 프로농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것이다.
지난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전을 준비하던 허 감독은 부상 후 복귀한 김민구에 대해 "지친 것 같다. 대학 4학년 때 대학 정규리그, 플레이오프를 다 뛰었고 대표팀에서 뛰었던데다 전국체전까지 뛰었다. 끝나자마자 프로에 들어와 매 경기 뛰다시피했다"라면서 "1년 동안 많이 뛰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슛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김민구가 대학 시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처럼 프로농구 일정도 빡빡하긴 마찬가지다. 허 감독이 김민구를 언급하면서 자연스레 국내 프로농구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허 감독은 "경기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이번주도 목,토,일요일에 경기가 있는데 다음주도 목,토,일요일에 일정이 있다. 4일에 3경기를 한다"고 입을 열었다.
KCC는 지난 16일 전자랜드전에 이어 18일 KT전을 치렀고 쉴 틈도 없이 19일 SK전을 가졌다. 공교롭게도 결과는 3연패였다. 이러한 일정은 한 차례 더 있다. KCC는 오는 23일 LG에 이어 25일 KGC, 26일 삼성을 차례로 만나야 한다. 창원-안양-전주로 이어지는 '고행길'이다.
이어 그는 "나 뿐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힘들어 한다. 감독은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선수들은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들겠나"라고 말했다.
허 감독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왜 이렇게 빡빡한지 모르겠어. 우리 팀만 일정이 그러면 항의라도 할텐데 다른 팀도 비슷해"
국내 프로농구는 팀당 6라운드, 총 54경기를 치른다. 경기수 만큼 일정은 그리 여유롭지 않다. 경기는 많이 치르려고 하면서 최대한 프로야구 시즌을 피하려고 한다. 이런 저런 욕심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KBL은 차기 시즌부터 쿼터당 시간은 10분에서 12분으로 늘린다고 한다.
이처럼 빡빡한 경기 일정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 체력이 보충되지 않고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다는 것은 크나큰 욕심이다. 특히 연전을 치를 경우엔 첫 경기에선 명승부를 펼치다가도 다음날엔 거짓말처럼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팀들이 적지 않다. 현실에 맞는 일정을 마련돼야 할 시점에 경기 시간을 늘리는 것이 능사일까.
[허재 KCC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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