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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스타브레이크를 어떻게 보낸 걸까.
선두 우리은행은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살짝 흔들렸다. 최하위 하나외환에 패배했고, 복병 KB에 무너지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2라운드까지 1패만을 허용했으나 3라운드에만 2패를 떠안았다. 이후 맞이한 올스타브레이크. 우리은행은 올스타브레이크 직후 치른 4라운드서 1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번 전승을 기록했다. 최근 5연승. 휴식기 이후 다시 한번 단단해졌다.
우리은행은 도대체 올스타브레이크를 어떻게 보낸 걸까. 우리은행이 4라운드서 전승을 내달린 이유가 있다. 우선 수비 대형에 변화를 줬고, 공격패턴을 다변화했다. 그리고 위성우 감독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뒷받침됐다. 우리은행은 선두독주체제를 공고히 했다. 이젠 정규시즌 2연패를 바라보고 달려가게 됐다.
▲ 수비대형과 움직임의 변화
우리은행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이자 올스타브레이크 직전에 만난 하나외환에 패배했다. 줄곧 앞서다 뒷심부족으로 허무하게 패배했다. 우리은행답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곧바로 수비에 변화를 줬다. 이유가 있다. 우리은행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는 선수가 없다. 수비력이 전력의 기본골격이다. 우리은행은 하프코트 프레스, 트랩 디펜스, 풀코트 프레스를 즐겨 사용한다. 패싱센스가 좋은 가드가 적은 여자농구 특성상 우리은행의 이런 전략은 필승해법이었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진행되면서 다른 팀들이 우리은행의 수비 움직임에 슬슬 적응하고 대응하기 시작했다.
위 감독으로선 올스타브레이크가 수비 변화의 적기였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예를 들어 하프코트 프레스를 할 때 프레스를 들어가는 타이밍과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에 변화를 줬다. 충분하게 훈련을 했다. 박성배 코치는 “지난 시즌하고 올해가 다르다”라고 했는데, 또 한번 상대에 따라 변화를 시도하면서 다른 팀들에 혼란을 안겼다. 우리은행은 4라운드 내내 특유의 변칙 디펜스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이는 4라운드 막판 하루 걸러 치른 신한은행, KB와의 박빙승부를 이겨낸 원동력이었다.
▲ 공격루트 다변화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공격 핵은 티나 톰슨과 임영희였다. 그러나 올 시즌 티나가 빠지면서 우리은행의 공격루트는 단순해진 경향이 있었다. 올 시즌 박혜진의 클러치능력이 대단히 좋아졌지만, 기본적으로 경기운영과 수비부담이 있다. 때문에 올 시즌 초반 승부처에선 여전히 임영희의 공격이 1번 옵션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변칙수비에 이은 속공 득점이란 강력한 무기가 있지만, 세트오펜스에서 좀 더 확실한 무기가 필요했다. 최근 우리은행은 양지희의 득점감각이 매우 좋다. 선수들이 양지희를 위해 확실한 중거리슛 찬스를 만든다. 동료들의 헌신적인 스크린 플레이가 돋보이고, 볼이 돌아가는 흐름이 매우 원활하다.
이런 방식으로 노엘 퀸, 임영희 등도 중거리슛으로 자주 점수를 만든다. 특히 최근 퀸의 공격옵션이 확실해지면서 사샤 굿렛의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양지희가 다득점을 해주면서 굿렛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팀 전체적으로 보면 특정선수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득점루트가 다변화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 위성우 감독의 강력한 동기부여
위성우 감독은 20일 KB전을 마치고 “올스타브레이크에 재정비를 한 게 5연승의 원동력이었다”라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기간에 선수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1월달에 치르는 게임이 시즌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중요한 게임이다.” 위 감독은 선수들을 강력하게 몰아치면서도 확실하게 동기부여를 했다. 단순히 강하게 훈련을 하는 게 아니라 왜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최하위에서 통합챔피언에 오르며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올 시즌 초반에도 순항했으나 3라운드서 주춤했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 위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를 통해 선수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승부욕도 자극했다. 주변 환경과 분위기에 민감한 여자선수들의 특성을 절묘하게 활용한 것이었다.
위 감독은 여전히 ‘정규시즌 2연패’라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최근 2연패로 주춤한 2위 신한은행에 4.5경기 차로 달아났으나 “승차는 의미 없다. 맞대결이 중요하다. 맞대결서 지면 1위를 할 수 있다는 장담이 없다”라고 했다. 어쨌든 우리은행은 선두독주체제를 갖췄다. 위 감독 특유의 신중함과 섬세한 선수단 운영, 선수들의 능동적인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결과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위), 우리은행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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