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관건은 투수력이다.
9개구단에 외국인타자가 1명씩 영입되면서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무래도 수준 높은 외국인타자들이 높은 몸값을 받고 국내에 입성한 만큼 제 몫을 해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은 올 시즌에도 순위다툼은 투수력에서 갈린다는 걸 암시한다.
강력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월요일 게임이다.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KBO는 정규시즌을 9월 19일 이전까지 모두 끝낼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곧바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시리즈를 마칠 수 있다. 때문에 금토일 3연전서 우천취소 게임이 발생하면 곧바로 월요일에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월요일 게임이 성사되면 최대 9연전이 가능하다. 금요일 게임이 취소되면 그렇게 된다. 또한, KBO는 이미 월요일인 어린이날에 게임을 치르기 위해 9연전 스케줄을 잡아놓은 상태다. 9개구단 모두 9연전 스케줄을 소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장기연전에선 당연히 투수력이 중요하다.
▲ 9구단체제 원년, 여전히 마운드가 강하지 않았다
지난해 9구단 체제가 도입되기 전 야구판에선 “불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휴식을 앞둔 팀과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팀이 마운드 운영을 변칙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휴식기를 활용해 선발순번을 탄력적으로 조정한 팀이 많았다. 4~5선발을 건너뛰고 곧바로 1~2선발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선발순번을 뒤흔들거나 선발투수의 ‘불펜 알바’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불규칙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재미를 본 팀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휴식기를 전후로 순리대로, 하던대로 마운드 운영을 한 팀이 많았다. “십중팔구 좋지 않은 결과를 내거나 누군가에게 무리가 간다”라는 게 감독들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일부 해설위원들은 “그만큼 투수력에 여유가 있는 팀이 많지 않다는 증거”라고 했다. 불규칙적인 마운드 운영의 데미지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투수력에 힘이 있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도 팀 평균자책점 4점대 이상인 팀이 5팀이었다.
▲ 각종 변수에 대비하는 투수들
시무식에서 만난 한 수도권 구단 투수코치는 “올해는 투수들도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코치는 외국인타자들의 유입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되고, 월요일 게임과 9연전 체제, 빡빡한 일정에 대비하려면 투수력이 약해선 안 된다는 것에 공감했다. 그는 “투수들도 가만히 앉아서 당할 바보가 아니다.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역대 국내야구서 성공한 외국인타자의 특성은 선구안이 좋고,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어설픈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도 뛰어났다. 올 시즌에도 거포형 외국인타자와 정교한 타격을 즐기는 외국인타자들이 영입됐다. 투수들도 실투를 줄이고 변화구의 예리함을 가다듬지 않으면 살아남기 쉽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잘 준비해야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
특히 올해 거액을 받고 입단한 외국인투수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타자는 외국인투수가 잡아줘야 투타에서 힘의 균형이 잡히는 법이다. 뜨거운 외국인타자 영입전에 가렸을 뿐, 좋은 외국인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9개구단의 노력도 대단했다. 특히 올해는 볼 스피드 위주가 아니라 제구력 위주의 외국인투수가 많이 들어왔다. 이들이 외국인타자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보여주면 타고투저 흐름이 완화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확실히 투수력에 변수가 많다. 최근 몇 년간 막강 투수력으로 명성을 떨친 삼성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3.98로 4위에 그쳤다. 지난해 상위권에 오른 두산(4.57), 넥센(4.12)도 마운드가 의외로 강하지 않았다. 이런 점은 올 시즌 순위다툼에 변수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타력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지난해 상위권 팀들의 질서가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 사실 지난해 LG 정도를 제외하곤 마운드가 아주 막강한 팀은 없었다. 그런 LG도 포스트시즌서는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올해도 누가 투수력을 안정시키느냐에 따라 순위싸움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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