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뼛 속까지 한국사람인 것 같다. 아니 한국사람보다 한국에 대한 애정을 더 갖고 있다. 올 해 프로축구 K리그 전남에서 활약하게 된 마케도니아 출신 스트라이커 스테보(32) 이야기다.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 중인 스테보는 23일 “너무 행복하다. 한국은 집과 같은 느낌이다. 한국 사람, 한국 스타일, 한국 축구를 좋아하고 잘 알고 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스테보는 자신의 축구 인생을 K리그에서 보냈다. 2007년 전북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포항, 수원을 거쳐 올 해 전남에 둥지를 틀었다. 6시즌 동안 K리그 통산 142경기에 출전해 57골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테보의 한국 사랑은 대단하다. 한국이 좋아서 중국 구단의 거액 제안도 정중하게 거절한 사연도 공개했다.
스테보는 “작년 수원에 있을 때 중국 팀에서 구단주의 사인이 있는 계약서를 가져온 적이 있다. 나만 사인을 하면 끝이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이 너무 좋아서 포기를 했다. 친구들이 ‘그 조건에 왜 가지 않았냐, 바보 아니냐’고 말을 했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생에 있어서 돈이 전부는 아니다. 사람들을 존경하고, 선수들을 존경하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국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스테보는 한국음식 마니아다. 이번에도 한국에 오자마자 소고기와 된장찌개로 배를 채웠다. 동탄에는 단골 음식점까지 있다. 그는 “동탄이 좋다. 고기를 구워 먹은 뒤 된장찌개에 밥을 먹는 게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스테보는 벌써 K리그 전문가가 다 됐다. 올 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브라질 월드컵이 순위 싸움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작년 상위권을 차지했던 팀들이 고전을 하면서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치열한 레이스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 해는 5개 이상의 팀이 우승을 경쟁할 것 같다. 각 팀들이 2부 리그로 떨어진 팀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며 “전력이 그 만큼 평준화가 됐다.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국인’ 스테보는 새로운 소속팀에 대한 적응도 끝냈다. 축구장에선 전사의 모습이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장난꾸러기로 변신해 새로운 동료들과 어울리고 있다.
스테보는 “전남은 경험 있는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의 조화가 잘 이뤄져 있는 것 같다. 명성이 있는 코칭스태프와 외국인 선수의 기량도 좋다. 어느 팀도 전남을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새 둥지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스테보.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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