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전지현과 김수현이 없는 ‘별그대’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27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이하 ‘별그대’) 마지막회는 천송이(전지현)와 도민준(김수현)이 재회하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4회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한 ‘별그대’는 매 회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별그대’의 성공 요인은 능수능란한 대본과 감각적인 연출력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배우 전지현과 김수현이 함께하면서 발휘하는 연기력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컸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캐스팅 1순위였다”는 장태유 감독의 말처럼 전지현과 김수현은 그 자체로 천송이와 도민준이었고 두 사람이 없는 ‘별그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조합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사실 초반 전지현과 김수현이 ‘별그대’ 출연을 결정했을 때 몇몇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다. 물론 영화 ‘도둑들’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그들이었지만 ‘별그대’에서는 극중 대학생과 교수 사이로 등장하는 두 사람의 나이차이가 무려 7세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게다가 ‘도둑들’에서는 전지현이 김수현보다 연상으로 등장했지만 ‘별그대’에서 엄연히 김수현은 전지현보다 약 400살이나 많은 연상의 남자였다. 또 체격을 놓고 봤을 때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자연스러운 편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키 차이가 별로 나지 않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남녀간의 이상적인 케미스트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전지현과 김수현은 너무나도 보기 좋게 연기력으로 이런 우려들을 불식시켰다. 우선 전지현은 천방지축에 백치미가 매력인 천송이 캐릭터를 체화한 듯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앞서 ‘별그대’ 제작발표회에서 “천송이의 모습은 실제 나와 비슷하다”고 했던 그의 말처럼 천송이가 전지현이었고 전지현이 곧 천송이인 것처럼 물 흐르듯 연기를 이어갔다. 코믹부터 멜로까지 쉴 새 없이 바뀌는 감정선에도 불구하고 천송이의 캐릭터가 설득력을 얻은 데에는 자유자재로 감정연기를 구사한 전지현의 공이 컸다.
전지현이 시청자들을 웃겼다 울렸다 하며 극을 날아다녔다면 김수현은 낮은 목소리와 무표정으로 나타나는 절제 연기를 통해 무게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400년을 넘게 살아온 외계인이라는 설정을 위해 특유의 말투와 어법까지 노인처럼 바꾼 그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는 굉장히 독특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기존 드라마에서 흔치 않았던 캐릭터였기에 자칫 잘못하면 붕 떠 보일 수도 있는 인물이었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듯 행동하는 김수현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판타지에 빠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뭉치자 케미스트리는 극대화됐다. 극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슬픈 로맨스로 갑자기 바뀔 때도 시시각각 능청스럽게 변하는 이들의 연기력 덕분에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좁혀졌고 시청자들은 외계남과 지구녀의 절절한 사랑에 몰입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나이, 체격, 외계인이라는 독특한 설정들은 이들의 연기력으로 설득력을 얻었고 전지현과 김수현은 ‘도둑들’에 이어 ‘별그대’를 통해 또 다시 최고의 흥행 커플임을 입증했다.
[‘별그대’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