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농구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독들 얘기가 나온다. 짠 것도 아닌데, 단 한번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을 나쁘게 평가하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국내 남자농구 감독들도 “위성우 감독이 정말 대단하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위 감독이 만년 최하위에 허덕이던 우리은행을 정규시즌 2연패로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2일 춘천에서 신한은행을 잡으면서 잔여경기에 관계 없이 정규시즌 2연패를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위성우 감독은 현역시절 전문수비수였다. 공격수들에겐 상대하기 싫은 거머리로 통했다. 워낙 수비가 좋고 공격수를 귀찮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사석에서 “난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단 하나. 위 감독은 성실성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그렇게 현대, SBS, 오리온스서 프로생활을 했다.
위 감독은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밑에서 혹독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2012-2013시즌 우리은행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직전시즌까지 4시즌 연속 최하위에 허덕였던 우리은행을 단숨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2012년 봄 부임 이후 혹독한 지옥훈련을 거쳐 최강 우리은행을 만들었다. 올 시즌까지도 우리은행의 특장점으로 꼽힌 전면강압수비, 트랩 디펜스, 하프코트 프레스 등은 위 감독이 만들어낸 우리은행의 든든한 자산이다.
위 감독에게 2013-2014시즌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통합 우승 이후 이런 저런 행사로 첫 시즌에 비해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적 여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위 감독은 훈련 시간이 길다. 또 혹독하다. 그런 위 감독에게 부족한 시간은 고민이었다. 결정적으로 위 감독은 우승팀 감독 자격으로 지난해 10월 아시아선수권서 여자대표팀을 이끌었다. 여름부터 진천선수촌에 들어가있었다. 직접 팀을 돌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었다.
그래도 우리은행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전주원, 박성배 코치의 역량이 좋기도 했지만, 위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우승을 일궈내면서 선수들에게 우승 DNA가 심어졌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위 감독의 철두철미한 성격을 잘 안다. 우승 이후 정신적인 나태함 따위는 애당초 없었다. 철저한 훈련과 관리로 우승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두 시즌 연속 큰 부상자가 거의 없었다. 이적생 이선화가 시즌 막판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된 것 외엔 전 선수들이 두 시즌 연속 건강했다.
위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지난시즌처럼 하면 안 되겠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티나 톰슨이라는 확실한 해결사가 없었다. 사샤 굿렛과 노엘 퀸은 다른 팀에 가면 2번째 외국인선수 수준이었다. 위 감독은 조직력을 더욱 강화했다. 특유의 수비 전술에도 상대 선수의 기용과 전술적 변화에 따라 세밀하게 변화를 줬다. 그 결과 올 시즌 우리은행의 최강 조직력은 더욱 좋아졌다.
신한은행, KB 등은 우리은행엔 만만하지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우리은행만큼 꾸준하지 못했다. 위 감독은 언제나 방심하지 않고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우리은행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마침내 정규시즌 2연패에 골인했다. 우리은행의 2연패로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도 재조명 받게 됐다.
이제 감독 2년차. 하지만, 명장 반열에 우뚝 섰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선수들에겐 호랑이 감독으로 통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항상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겼다”라는 겸손함이 몸에 벤 지도자다. 우리은행의 2연패는 단순히 우리은행이라는 팀이 성장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농구가 위성우라는 좋은 지도자를 배출한 것도 의미가 크다.
[위성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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