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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야수들의 엉성한 수비에 울었다.
투수는 야수들과 상호 신뢰관계가 있어야 한다. 투수는 야수를 믿고 던져야 한다. 선발투수 입장에선 27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기가 쉽지 않다. 야수들이 적절하게 도움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로 좋은 투수가 될 수 없다. 5일(한국시각)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투구를 했다. 2이닝 8피안타 3볼넷 8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이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수비의 도움을 너무 받지 못했다. 사실 경기 전부터 어수선했다. 야시엘 푸이그가 지각을 하는 바람에 돈 매팅리 감독의 분노 속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맷 캠프가 전격적으로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기존 중견수 안드레 이디어는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다저스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너무나도 떨어졌다. 1회 2사 2,3루 위기. 류현진은 마이클 모스에게 2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견수 맷 캠프가 공을 펌블해 모스를 2루까지 보내줬다. 2사 2루 위기서 브랜든 벨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2사 1루에선 브랜든 힉스에게 1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기록상 안타였으나 다저스 2루수 디 고든이나 1루수 아드레안 곤잘레스, 우익수 안드레 이디어 중 한 명이 처리했어야 했다. 기민한 콜 플레이가 실종된 장면.
류현진은 2사 2,3루 상황에서 호아킨 아리아스를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투수 라이언 보겔송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보겔송에게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타격이 약한 투수 보겔송인데 다저스 외야진은 전진수비를 펼치지 않았다. 결과론이지만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파간에게 또 다시 1타점 적시타를 맞아 1회에만 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1회에 메이저리그 역대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을 세우고 말았다. 1회에만 무려 37개의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2회에도 수비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선두 버스터 포지에게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라미레스가 원 바운드 송구를 했으나 1루수 곤잘레스가 수습하지 못해 펌블했다. 유격수 라미레즈의 실책. 결국 2사 2루 상황에서 힉스에게 중견수 깊숙한 타구를 내준 게 안타로 연결돼 추가점을 내줬다. 이 타구 역시 중견수 캠프의 낙구 지점 판단 미스가 섞였다. 집중력이 떨어진 류현진은 아리아스에게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맞고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투구를 했다. 1회엔 커브를 하나도 섞지 않고 직구와 체인지업 조합을 고수하다 호되게 당했다. 2회엔 커브를 섞었으나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수비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집중력이 흔들린 걸 무시할 수 없다. 수비수들이 출루시킬 이유가 없는 타자와 주자들에게 출루와 진루를 허용하면서 수비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면서 류현진과 야수들의 집중력이 동시에 떨어지는 최악의 결과가 도출됐다. 야구는 이런 날도 있다. 그러나 그 불운의 주인공이 류현진이라는 게 아쉬웠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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