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박경완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박경완 SK 와이번스 퓨처스팀 감독은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끝난 뒤 선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 행사를 가졌다.
1991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한 박경완은 2013년까지 23시즌간 프로에서 활약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떨쳤다.
1998년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뒤 2000년에는 국내 최초로 4연타석 홈런과 페넌트레이스 최우수 선수상(MVP)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포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2002년 12월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박경완은 11년 동안 SK 유니폼을 입으며 인천 야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07, 2008, 2010년 세 차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를 했으며, 2010년에는 포수 최초로 300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박경완은 23시즌 동안 2043경기 출장, 1480안타, 314홈런 995타점 75도루를 기록했으며 홈런왕 2회, 골든글러브 4회를 수상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포수로 꼽기에 손색 없었다.
박경완은 이날 경기에 앞서 '영원한 단짝' 김원형과 공동 시구를 했다. 김원형 코치의 공을 받은 뒤 2루로 송구하는 형식의 시구를 펼친 것. 박경완은 오랜만에 포수 장비를 찬 상황에서도 정확한 송구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박경완은 "정말 긴장됐는데 그래도 2군에서 배팅볼을 던져준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경기 후 공식 은퇴식이 치러졌지만 이날은 '박경완을 위한 경기'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경기내내 박경완과 관련된 행사가 이어졌다. 중계방송에서도 예전 박경완의 경기 모습을 시간이 날 때마다 보여줬다.
경기가 SK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공식 은퇴식이 시작됐다. 경기가 끝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날 문학구장을 찾은 SK팬들은 대부분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끈 행사는 'Last Catcher 세리머니'였다. 박경완은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투수였던 김광현과의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박경완과 김광현은 투구와 포구를 한 뒤 2010년 우승 순간, 그 때처럼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중간에서 서로를 껴안았다. 이어 선수들의 헹가래가 이어졌다.
영구결번식 행사도 있었다. 문학구장 좌중간 외야에는 '26'번이란 숫자가 크게 새겨졌다. SK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영구결번이며 프로야구 전체로 보더라도 12번째다.
이후 박경완은 제시카의 'Goodbye'가 흐르는 가운데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경기장에 남아있던 팬들은 '박경완, 박경완'을 연호하며 영원히 '최고의 포수'로 기억될 선수 박경완을 떠나 보냈다.
[박경완(첫 번째 사진), 박경완이 김광현과 2010년 우승 세레머니를 재현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헹가래를 받는 박경완(세 번째 사진). 사진=문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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