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불펜보다 선발진이 걱정된다.
삼성의 3연패. 시즌 초반이라 큰 문제는 아니다. 본질적으로 기복이 있는 타선이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화력을 뽐내고 있다. 6경기 26득점 타율 0.270. 나쁘지 않다. 기본적으로 삼성은 타자들이 꾸준한 활약을 해줄 경우 안정적인 레이스를 끌고 갈 힘이 있다. 그래도 마운드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출신이 아니지만, 지난 3년간 마운드를 잘 관리하는 노하우를 체득했다.
그런데 삼성 마운드가 시즌 초반부터 흔들린다. 그것도 불펜이 아닌 선발진이 흔들린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18에 불과하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무려 5.55다. 전통적으로 불펜 왕국이었던 삼성으로선 불펜이 선발보다 좋은 게 놀랍지 않은 일이지만, 올 시즌만을 놓고 보면 이변이다. 삼성은 올 시즌 선발진보다 오승환이 빠진 불펜을 더 고민했기 때문이다.
▲ 불안한 선발진
사실 시범경기부터 불안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토종 3인방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모두 불안한 투구를 했다. 새롭게 가세한 J.D. 마틴 역시 햄스트빙 부상으로 제대로 실전을 치르지 못해 검증을 하지 못했다. 릭 밴덴헐크 정도만 괜찮은 투구. 그래도 토종 3인방 모두 베테랑이라 류 감독은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흐름은 시범경기의 연장선이다. 여전히 한창 좋았던 시기의 투구 밸런스와는 거리가 있다.
윤성환은 29일 대구 KIA전서는 7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4일 울산 롯데전서는 6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다. 시즌 초반 2연패. 승운도 따르지 않으면서 제구도 흔들렸다. 공이 높게 구사돼 얻어맞았다. 큰 걱정을 하지 않았던 밴덴헐크는 2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했다. 5일 울산 롯데전서 5이닝 6실점으로 두들겨맞았다. 장원삼도 1일 대전 한화전서 5⅓이닝 5실점, 배영수도 2일 대전 한화전서 5⅔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흔들렸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는 컨트롤 피처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제구가 흔들린다. 밴덴헐크는 아직 구속이 완전히 올라오진 않았다. 시범경기서는 괜찮았지만, 정규시즌 초반 컨디션을 끌어올린 타자들 앞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토종 3인방은 모두 비슷한 유형이라 타자들에게 혼돈을 주지 못하는 실정. 개개인이 강력한 구위와 제구력을 갖출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아직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다. 결국 시간이 필요한 문제. 물론 토종 3인방의 경우 워낙 경험이 많아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나는 힘이 있다.
문제는 불안한 밴덴헐크와 마틴이다. 마틴은 6일 퓨처스리그 경산 NC전서 선발 등판한다. 류 감독은 이때 마틴의 투구에 대한 보고서를 확인한 뒤 1군 등록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햄스트링 부상에선 회복한 상황. 1군 실전 투입이 문제인데 퓨처스게임서 좋지 않을 경우 1군 등록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일단 시범경기서 가장 좋았던 백정현이 임시 선발로 대기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6일 울산 롯데전 이후 나흘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5선발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 백정현 차우찬 마틴 등 예비자원이 있는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결국 기존 토종 3선발과 밴덴헐크의 행보가 관건이다.
▲ 안정감 찾는 불펜진
오승환이 빠진 삼성 불펜진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게 나쁘지 않다. 심창민이 2경기 1⅓이닝 무실점, 좌완 박근홍이 3경기 2.⅓이닝 무실점, 차우찬이 5경기 평균자책점 1.69다. 임시 마무리 안지만이 2경기 평균자책점 5.40이지만, 1⅔이닝 1실점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차우찬이 불펜으로 내려오면서 전체적인 안정감은 좋아진 상태.
임창용이 6일 경산 NC전서 퓨처스 등판을 마치고 11일 대구 SK전서 1군 등록될 게 확실시된다. 임창용은 결국 마무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전체적인 불펜 역할 조정이 불가피하다. 일단 안지만은 심창민과 함께 셋업맨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지만, 불펜에서 좀 더 많은 역할을 맡을 전망. 류 감독은 “차우찬이 볼은 좋은데 제구가 좀 높다”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차우찬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불펜 키맨이다.
장기적으로는 권혁의 부활 여부와 권오준의 복귀 시점 체크 등이 과제다. 삼성 불펜은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타선도 뒷심이 있다. 선발진만 좀 더 살아나면 좀 더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예년부터 시즌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았던 삼성. 중요한 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이다. 관건은 선발진이다.
[밴덴헐크(위), 윤성환(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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