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용병들이 득점을 해줘야 하는데.”
6일 LG와의 챔피언결정 4차전을 앞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양동근이 LG 양우섭의 집중견제에서 벗어나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일궈낼 수 있느냐였다. 또 다른 하나는 외국인선수들의 저조한 득점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로드 벤슨이었다. 물론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외국인 센터도 있다. 그러나 제공권, 득점력 모두 라틀리프보다는 벤슨이 한 수 위다. 과거 동부, LG 등 KBL서 큰 경기 경험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쌓았다.
그런데 벤슨은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기복이다. 다른 말로 흥분을 잘한다. 자신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평정심을 잃는다. 농구는 경기에 임하는 개개인의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고자하는 의지가 없으면 경기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 벤슨이 파울 콜에 불만을 갖거나 짜증을 낼 경우 리바운드 가담도 떨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졌다. 필요 없는 반칙, 이지샷 실수 등이 나오곤 했다. SK와의 챔피언결정전도 그랬다.
벤슨은 챔피언결정전 들어 리바운드는 곧잘 해냈다. 그러나 3차전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3리바운드. 응집력이 떨어졌다. 득점력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벤슨은 3경기서 9.8점에 그쳤다. 3차전은 단 1점 부진. LG의 시스템상 함지훈이 수비자를 외곽으로 끌고 나오면 김종규가 벤슨과 매치업 될 때가 많다. 벤슨은 김종규와 높이도 대등하고 힘에선 앞선다. 리바운드는 물론이고 적극적으로 점수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유 감독 생각이다.
물론 여기엔 선행 조건이 필요했다. 3차전까지 양우섭에게 꽉 막혔던 양동근의 활동반경이 넓어져야 했다. 양동근은 모비스 공격의 핵심이다. 양동근이 막히면 당연히 골밑의 벤슨에 공이 편안하게 넘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좀 더 공격 집중력이 필요한 게 사실. 벤슨이 4차전서는 제대로 나왔다. 각성을 했다.
우선 골밑에서 강인한 몸싸움을 했다. 리바운드는 물론이고 마무리에도 적극적이었다. 양동근이 스크린을 활용해 양우섭을 제치면서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자 LG 수비가 퍼지면서 벤슨에게도 공간이 생겼다. 벤슨은 제퍼슨, 김종규와 연이은 터프한 몸 싸움 끝에 득점을 만들어냈다. 모비스는 2쿼터 중반 이후 달아났다. 이때 벤슨이 연이어 득점한 게 컸다.
벤슨의 집중력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제퍼슨을 최대한 괴롭히면서 골밑 득점을 만들었다. LG가 문태종의 3점포가 서서히 터지기 시작하자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벤슨은 4쿼터 들어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제퍼슨을 연이어 1대1로 집중력 있게 막아냈다. 이 역시 3차전까진 보이지 않던 모습. 경기 막판까지 리바운드를 사수하면서 모비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LG의 경기 막판 추격전이 대단했다. 그러나 벤슨의 결정력 있는 리바운드와 득점은 결국 모비스의 승리로 연결됐다. 결국 유 감독 말이 맞았다. 19점 10리바운드. 벤슨이 살아나자 모비스 경기력도 살아났다. 모비스로선 기분 좋은 승리였다. 시리즈 스코어 2-2. 이제 우승팀은 무조건 창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벤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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