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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역시 LG는 제퍼슨의 팀이다.
6일 울산동천체육관. LG와의 챔피언결정 4차전을 앞두고 만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수비를 바꿨다. 직접 확인해봐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실 모비스는 데이본 제퍼슨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줬다. 제퍼슨은 1~3차전서 경기당 25.3점을 넣었다. 유 감독은 1차전부터 문태영, 함지훈 등을 붙여 제퍼슨 봉쇄에 나섰다. 그러나 그리 특별한 수비를 펼치진 않았다. 유 감독은 “어차피 1명이 다득점하는 건 무섭지 않다. 그만큼 공이 집중된다는 의미”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제퍼슨의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렬했다. 특히 3차전 동점 상황에서 경기종료 12.6초 전 꽂은 결승 점프슛은 KBL 역대급 클러치 샷이었다. 결국 유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제퍼슨 봉쇄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최대한 부담을 덜 주는 게 컨셉. 제퍼슨에게 계속 집중수비를 펼칠 경우 문태종에게 뚫릴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유 감독은 제퍼슨과 문태종 수비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 유 감독에게 “주득점원을 봉쇄하는 전술인가”라고 묻자 “그렇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선 함지훈과 문태영이 제퍼슨과 문태종에게 서로 스위치하며 수비했다. 이들은 돌파와 페이크에 능한 타짜들을 막기 위해 베이스라인을 열어줬다. 그리고 벤슨 혹은 라틀리프가 상황에 따라서 도움 수비를 들어가는 방식. 일종의 트랩 디펜스였다. 함정을 파놓는 수비. 모비스가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도 사용했고, 1~3차전서도 사용했다. 유 감독은 이대성을 투입할 땐 문태종을 맡기기도 했다.
다만, 트랩을 들어가는 타이밍과 위치에서 조정이 있었다. 김진 감독은 “제퍼슨이 드리블을 오래 하면 득점 확률이 떨어진다”라고 한 적이 있다. 도움 수비자들은 제퍼슨과 문태종이 드리블을 두번 이상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점프 혹은 팔 뻗기 등의 수비를 택했다. 제퍼슨과 문태종에게 들어가는 방식의 차이는 있었다. 그래도 기본 맥락은 비슷했다. 또한, 모비스는 제퍼슨과 문태종에게서 외곽으로 나오는 볼을 수 차례 차단해 속공으로 연결했다. 이 역시 다른 선수들의 약속된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수비는 전반전서 주효했다. 집중력이 필수. 모비스도 후반 들어 흔들렸다. 그러자 문태종이 빈 틈을 공략해 연이어 3쿼터 들어 외곽포를 꽂았다. 실제 문태종은 후반 들어 완벽하게 살아났다. 하지만, 모비스는 기본적으로 공격에서 로드 벤슨이 강인한 전투력을 유지했다. 양동근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외곽슛도 살아났다. 문태종에게 내주는 득점의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제퍼슨의 득점은 최대한 억제했다. 제퍼슨 역시 경기 막판 움직임이 살아났다. 하지만, 모비스의 수비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체력이 소모된 듯했다. 제퍼슨답지 않게 골밑에서 이지샷을 많이 놓쳤다. 또한, 모비스가 두 사람에게 이런 변칙 수비를 40분 내내 시도한 건 아니었다. 경기 흐름상 상대 추격을 반드시 봉쇄해야 할 때만 사용했다. 그러나 이날 모비스는 제퍼슨을 1대1로 막은 벤슨의 수비력도 꽤 준수했다. 여러 수비법이 조화를 이룬 끝에 끝내 제퍼슨 봉쇄에 성공했다.
제퍼슨은 이날 15점에 그쳤다. 문태종은 20점. 3차전서 두 사람이 47점을 합작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들었다. 결국 모비스의 주득점원 봉쇄 전략은 성공했다. LG 타짜들의 공격 지배력이 떨어지자 승리는 모비스에 돌아갔다. 유 감독의 섬세한 준비, 그리고 선수들의 차분한 이행, 끝까지 잃지 않은 집중력 등이 승인이었다.
[제퍼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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