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아, 제발…'
맞는 순간, 김문호는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제발 넘어가게 해달라고.
야구 인생에 있어 흔치 않은 일생 일대의 기회. 롯데 외야수 김문호가 사이클링 히트란 대기록을 노렸으나 아깝게 놓치고 말았다.
김문호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6차전에 9번타자 좌익수로 나섰다. 첫 타석부터 2타점짜리 우월 3루타를 날려 쾌조의 출발을 한 김문호는 5회초 좌전 안타, 7회초 우전 2루타로 기세를 올렸다.
9회초 공격에서 대망의 마지막 타석이 찾아왔다. 김문호는 힘껏 스윙했고 타구는 마침 큰 포물선을 그렸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은 쉽게 홈런을 허락하지 않았다. 타구는 우중간 외야 펜스 앞에서 떨어졌고 김문호는 3루타에 만족해야 했다.
김문호는 "솔직히 의식은 했다. 마지막에 힘이 부족했다"라고 애써 웃음을 지으면서 "맞는 순간 '아, 제발'이라고 외쳤다"라고 말했다.
"9회 타석에 들어갈 때 타격코치님께서 힘을 빼고 장타를 노리라고 하셨는데 내 힘이 모자랐다"라는 김문호는 "이런 기회가 한 두번 오는 것도 아닌데 아쉽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문호의 동기 선수들은 소위 잘 나가는 선수들이 많다. 류현진, 김현수, 민병헌 등 이른바 황금세대인 '87라인'이 존재한다. 그들 중 덕수고 시절 고교타자 랭킹 1위는 김문호였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아직 대형 선수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문호는 "한번도 나는 내가 야구를 엄청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더 노력해야 하는 선수이므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님께서 믿고 기용해주시는데 보답해드리고 싶다"라는 김문호. 스승의 날을 맞아 데뷔 첫 4안타 경기를 치른 그는 분명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고 있는 선수다.
[롯데 김문호가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롯데 경기 2회초 2사 1-2루에 2타점 3루타를 쳤다. 롯데는 김문호의 2타점에 3-0으로 앞섰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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