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필 때문에 야구본다.”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을 두고 하는 말이다. KIA 팬들 사이에서는 비록 팀 성적은 6위에 처져 있지만 필이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어 위안을 삼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필은 사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많았다. 시범경기에서 다른 팀 외국인타자들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데 비해 필은 유독 잠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하면서 필이 달라졌다. 필은 시즌 개막 후 이렇다 할 슬럼프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광주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는 등 19일 현재 시즌 타율 3할 2푼 6리(132타수 43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10개로 리그 5위, 타점은 34타점으로 공동 4위, 장타율 6할 2푼 9리로 5위에 올라 있다. 특히 타점은 5월 들어 13경기에 나서 20타점을 기록했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필의 활약이 이어지자 선동열 감독도 그의 기용법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당초 선 감독은 외국인 투수 데니스 홀튼의 등판일에는 필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외국인 선수 보유 인원은 3명이지만 경기당 출장 인원은 2명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선 감독은 홀튼이 등판하면 승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인 하이로 어센시오를 쓰기 위해 시즌 개막 후 필을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홀튼과 필을 동시에 선발로 기용했다.
한화의 불펜이 약하기 때문에 필을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한 뒤 초반 대량 득점으로 점수차를 크게 벌리기 위해서다. 결국 이 같은 기용법은 10일 경기에서 적중하며 한화에 11-5 대승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16일 광주 삼성전에서도 홀튼과 필의 동시 선발출전이 이어졌다. 이날 홀튼은 팀이 비록 패배했지만 4타수 1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했고, 펜스 바로 앞에서 외야수에게 잡히는 홈런성 타구를 때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최근 김주찬, 김선빈, 김민우 등의 줄부상과 아직 100%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은 이범호 등으로 약화된 팀 타선에서 혼자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 같은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가 우선”이라며 자신의 출전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던 필이 꾸준한 활약으로 지금처럼 KIA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지 주목된다.
[브렛 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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