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가 국내 데뷔 후 최고의 투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살아 움직이는 그의 직구에서 또 다른 희망을 봤다.
타투스코는 전날(26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을 3피안타 5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팀의 2-1 역전승에 일조했다. 데뷔 5경기 만에 첫 선발승을 챙긴 것. 평균자책점도 종전 9.88에서 7.32로 떨어트렸다.
사실 타투스코는 이전 4차례 등판(3 선발)에서 1패 평균자책점 9.88의 성적을 남겼다. 피안타율(0.328)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27) 모두 기대 이하였다. 13⅔이닝을 소화하며 볼넷도 12개나 내줬다.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고,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도 확연했다. 지난달 짐을 싼 케일럽 클레이(10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8.33)보다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특히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서는 투구수 73개 중 스트라이크가 32개뿐이었고, 초구 스트라이크는 단 4차례였다. 한 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사흘 전인 NC전에서는 구원 등판했으나 1⅓이닝 동안 5피안타(2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달 26일 합류 이후 정확히 한 달이 된 상황. 적응 탓만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2일 LG전 이후 8일 쉬고 두산전에 투입됐고, NC전서도 무려 11일 휴식 후 실전 피칭에 나섰다는 건 감안해야 했다.
그런데 5번째 등판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 타투스코다.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삼진 8개를 잡아냈는데, 결정구가 모두 직구였다. 1회초 1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나지완을 삼진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2회초 김민우와 강한울, 3회 나지완, 4회 김주찬과 안치홍, 이성우, 5회 이대형까지 모두 138km~144km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바로 그 직구의 움직임이 기막혔다.
몸쪽 직구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이성우를 제외하면 모두 살아 움직이며 들어오는 타투스코의 직구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타투스코의 직구는 투심과 커터성으로 볼끝 움직임이 심한 편인데, 육안이 아닌 타석에서 직접 보는 공은 더욱 변화무쌍할 수밖에. 특히 3회 나지완과 4회 김주찬을 요리한 직구는 바깥쪽 낮은 코스에 기막히게 형성됐고, 이대형을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낸 142km 직구도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휘어져 나갔다.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는 아니었으나 공 끝 변화가 심해 KIA 타자들이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 5회와 6회는 나란히 공 6개씩만 던지며 손쉽게 막아냈다. 120km대 커브는 타이밍을 뺏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결국 타투스코는 계투진이 2-1 한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 덕에 첫 승리에 입을 맞출 수 있었다.
4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와 승리를 동시에 챙겼다. 투구 내용도 훌륭했다. 물론 이날 투구만 보고 '이제 됐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나 이날과 같은 매력적인 직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반전을 이뤄낼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뛴 데니 바티스타도 데뷔 첫해인 2011년 초반에는 제구 불안으로 애간장을 태운 바 있으나 강속구와 파워커브를 무기삼아 지난해까지 3년간 한국 무대에 정착할 수 있었다. 타투스코라고 그러지 말란 법은 없다. 관건은 참 매력적인 자신의 직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다.
[한화 이글스 라이언 타투스코.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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