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질적 이득이 있을까.
두산이 칼을 뽑았다. 송재박 수석코치와 권명철 투수코치를 2군 잔류조로 보냈다. 고다 이사오 불펜코치는 퓨처스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 유지휜 2군 잔류조코치가 수석코치로 임명됐다. 이광우 2군 잔류조코치가 메인 투수코치, 가득염 퓨처스 코치가 불펜코치로 1군에 합류했다. 두산은 새롭게 정비된 코칭스태프들로 12일 대전 한화전을 치렀다.
올 시즌 두산이 코칭스태프 변경을 단행한 건 지난 6월 강성우 배터리 코치와 김진수 배터리 코치의 1군, 퓨처스 자리를 맞바꾼 뒤 두번째다. 두산은 결국 성적부진으로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렸다. 보통 부진한 팀이 시즌 중 취하는 조치 중 하나다. 이 물갈이가 두산의 시즌 막판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일시적 단합효과
잘 나가는 팀들은 어지간해선 1-2군 코칭스태프 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는데, 굳이 좋은 하모니를 깰 이유가 없다. 보통 시즌 중반 이후 코칭스태프 교체는 일시적 분위기 전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한 야구관계자는 “코칭스태프 교체는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 가장 마지막에 취할 수 있는 조치다. 코칭스태프 교체를 단행할 당시는 이미 근본적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때까지 간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사실 코치들이 시즌 중 전력의 핵심인 주전선수들을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선수와 코치 모두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 기량이 완성되지 않은 퓨처스 선수라면 몰라도, 1군 코치들은 주전 선수들을 관리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업그레이드 시도는 보통 마무리캠프 혹은 스프링캠프서 진행된다.
결국 팀이 시즌 중 전력상승을 일궈내려면 시즌 전에 준비한 선수들의 조합 및 활용방법의 변화를 꾀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1,2군 코칭스태프를 맞교대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감독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 이 관계자는 “결국 1,2군 코칭스태프 변화는 새로운 코치를 맞이한 선수들이 단기간에 좀 더 집중하고 건전한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즌 중 코칭스태프를 대폭 맞바꾼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 두산의 상황과 변수
두산 코칭스태프 물갈이 핵심은 송재박 수석코치와 권명철 투수코치의 퓨처스행이다. 대신 코치 잔뼈가 굵은 유지휜 수석이 송일수 감독을 보좌하게 됐다. 두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마운드다. 두산 1군 투수들은 권명철 코치가 아닌 이광우-가득염 코치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코치가 하는 역할은 같지만, 사실 세부적으로는 스타일과 지도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이 과정서 좀 더 궁합이 맞는 조합이 나온다면, 이번 코칭스태프 교체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순 있다. 예를 들어 퓨처스에 내려간 노경은이 이광우, 가득염 코치와 생활했다. 1군에 올라오면 다시 두 코치와 호흡을 맞춘다. 노경은이 1군에 돌아온 뒤 좋아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확실히 성공 케이스가 될 수 있다. 송일수 감독은 1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노경은과 니퍼트를 이번주에 1군에 올린다고 했다.
반대로 투수가 더 큰 혼란에 빠진다면 실질적 효과를 거두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현재 1,2군을 오가는 투수들은 시즌 내내 1,2군 코치들의 지도를 번갈아 받아왔다. 그 선수들의 가능성과 한계가 여전하다면, 코칭스태프 교체는 일종의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시즌 막판에 접어든 상황서 새로운 코치와 투수들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매일 순위싸움을 하는 상황서 퓨처스서 올라온 코치들이 1군 투수들을 확실하게 파악할 시간도 부족하다.
유지휜 수석코치 역시 과거 김인식 감독과 두산, 한화서 수년간 호흡을 맞췄다. 감독 경험이 부족한 송 감독과 베테랑 코치 유 수석의 조합은 이상적이다. 다만, 수석코치가 하는 일은 실질적으로 눈에 띄는 결과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때문에 수석코치의 객관적 역량을 단기간에 평가하는 건 매우 어렵다.
결국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물갈이에 대한 평가도 팀 성적과 궤를 함께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현재 두산이 처한 현실이 코칭스태프 물갈이로 극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점이다. 두산은 1군 코칭스태프 개편 이후 첫 경기서 한화를 잡았다. 일단 향후 행보를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두산 송일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