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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5일이라는 시간은 짧다. 하지만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이 그려낸 5일 간의 이야기는 지난 5주 간 시청자를 웃고, 울고,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5주간 방송된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의 마지막 이야기가 21일 방송을 통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격과 봉 격투 훈련, 눈물의 퇴소식까지 마지막 날의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그려졌다.
멤버들의 성장은 480m 절벽 위를 두 개의 줄에 의지해 건너는 아찔한 훈련 하나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훈련 첫 날 애완견을 이끌고 훈련소를 찾는 등 한국의 군 문화를 익숙지 않아했던 가수 지나는 이날 두려움이 아닌 뿌듯함의 눈물을 흘렸다.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지나는 줄에 의지해 나아가다 자신이 서 있는 아찔한 높이와 눈앞에 펼쳐진 멋진 경치에 놀란 듯 "대박이다", "오 마이 갓" 등 감탄사를 외쳤다. 지나의 눈물에 교관은 나약함을 질책하려 했지만 "기뻐서 울고 있다"는 의외의 답변에 냉혹한 교관조차 "지금 감정을 동기들에게 전해라"며 감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수료식을 마친 뒤 지나는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퇴소소감을 밝혔다. 5일 사이에 지나는 낯설기만 하던 군대라는 공간에서 성취와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반면 변치 않은 것은 한결 같았던 이들의 동기애였다. 첫날 불호령을 들으면서도 꿀 호떡을 몰래 먹은 책임을 혼자 감내했던 맏언니 배우 라미란은 마지막 날 무릎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혹시나 동기들에게 피해가갈까 전전긍긍하는 속 깊은 모습을 보였다.
언제나 나이 어린 동기들을 엄마의 시선으로 흐뭇하게 바라보던 배우 홍은희는 군대라는 공간을 떠나 모처럼 다시 듣게 된 동기의 목소리에 "울지 마. 쪼그만 게"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진짜 사나이'의 여군특집은 남성 편의 스핀오프(spin off) 형식으로 기획됐지만, 결과물은 1회성 특집을 향한 기대치 그 이상이었다. 남성 멤버들에게도 그랬지만, 군대는 그 이상으로 여성 멤버들에게 낯선 공간이었고 그 출발이 더욱 험난했던 만큼 거둔 성장의 폭은 컸다. 초기의 방송인 샘 해밍턴부터 최근의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M 멤버 헨리까지 군대가 낯선 멤버일수록 더 인상적인 순간을 남긴 것과 같은 이치였다.
또 대대장 느낌의 든든한 맏언니 라미란, 내레이션을 맡은 유준상의 애정을 한 몸에 받은 홍은희, 체력은 약하기에 그만큼 더 악바리였던 김소연, 이제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명랑소녀 혜리, 엉뚱발랄한 매력이 돋보였던 지나, 시작이 사고뭉치였기에 그만큼 더 성장한 맹승지, 언제나 든든했던 박승희까지 개성 강한 7인의 캐릭터도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을 사랑 받게 한 원동력이었다.
방송 말미 '진짜 사나이'에는 "이렇게 한 배를 탄 여군들의 군 생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라는 의미심장한 자막이 등장했다. 여군 칠공주의 성장기가 만든 감동과 웃음, 눈물이 스핀오프의 추가 제작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막을 내린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여군특집.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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