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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배우 윤다경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가장 먼저 '파격'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이 단어는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사물의 비밀'에서 횟집녀 역할로 전라노출을 감행,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에 등장했다. 앞서 영화 '백야행'에서 배우 고수와도 베드신을 찍었던 윤다경은 '밀애'를 시작으로 범죄의 재구성' '유감스러운 도시' '백야행' '초능력자' '인간중독'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범상치 않은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사실 실제 윤다경의 모습은 작품 속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밀애'에서 남편의 칼에 맞아 피를 흘리는 모습, '초능력자'에서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무기력하게 맞을 수밖에 없는 모습 등은 윤다경의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화여대 독문과를 나와 연극계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인 윤다경은 자신이 연기한 영화 속 캐릭터들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그저 평범한 딸이자 학생이었고, 한 사람의 아내일 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쾌한 매력을 지녀 함께 있는 사람마저 기분 좋게 만드는 능력까지 지녔다.
그러나 그런 캐릭터 이미지가 유독 강했던 윤다경에게 좀처럼 드라마 제안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를 모르고 윤다경에게 "왜 드라마 출연 경험이 이렇게 적은 것이냐?"고 묻자, 윤다경은 담담하게 "들어오지 않으니까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내가 영화에서 너무 센 캐릭터들만 연기하다보니 TV에 출연하기에는 무리가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세긴 셌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럼에도 윤다경은 드라마 출연 기회를 얻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극본 김규완 연출 김용수 김종연)에서 주홍빈(이동욱)의 새엄마이자, 주장원(김갑수)의 아내인 연미정 역할을 맡았다. 이미 지난 18일 방송된 4회에서 짧지만 강렬한 등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연미정은 주장원에게 전화를 건 윤여사(이미숙)에게 질투의 날을 세우며 앞으로의 갈등을 예고해 벌써부터 기대감을 갖게 했다. 윤다경은 "사실 김갑수 선배님과는 현장에서 처음 만났다. 리딩도 못해봤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이렇게 밝게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윤다경은 갑작스레 발병한 피부병으로 배우 생활 최대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2012년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러브 어게인'에 출연한 후 일년 간 피부병 때문에 활동을 하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말만 할 뿐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배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병이었기에 윤다경은 배우를 관둘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차츰 병세가 완화됐고, 윤다경은 다시 활동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새삼 깨달은 것도 있었다.
"정말 난리가 났었어요. 그러다보니 배우는 둘째치고 정말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결혼 3년차에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하게 됐죠. 바깥 사람들도 안 만났고요. 그런데 제가 아파보니까 다른 아픈 분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공감도 되고. 저에게는 정말 힘든 기간이었는데, 스스로는 더 건방져질 수 있었던 저를, 세상 나만 잘난 줄 알고 살 뻔했던 저를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사람들에 대해서 가슴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된 것 같아요.(웃음)
덕분에 그녀는 지금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드라마 출연과 함께 영화 'in her place'(감독 알버트 신)로 오는 26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리는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 또 배우이자 감독으로 변신한 구혜선의 신작 '다우더'에도 출연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기에 조연으로 활약한 영화 '레드카펫'(감독 박범수)이 오는 10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미 올초 '인간중독'으로 신스틸러라는 찬사를 받았던 윤다경이 또 한 번 영화계에서 조용한 파란을 몰고 올 기세다.
"'in her place'는 제가 한참 아팠을 때 캐나다 교포 출신인 알버트 신 감독님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하면서 출연하게 됐어요. 그때 제가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 못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상관 없다면서요. 아직 저는 무명에 가까운 사람인데, 꼭 저랑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게 정말 감사했죠. 영화 자체도 입양에 대한 내용이라 정말 재밌었어요. 꼭 하고 싶었죠. 그렇게 희망이 생기면서 거짓말처럼 병이 낫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죠. 그리고 그 작품을 시작으로 영화 속에서 제 역할도 변화를 겪기 시작했어요. '다우더'에서도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는 역할이에요."
주오에이션즈(JooOAsianS)에 소속돼 더 큰 목표를 향해 질주 중인 윤다경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역할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다경은 "관계자 분들이 날 너무 무게 있게만 봐주시는 것 같다. 내가 약간 푼수 역할도 잘 어울리고 코믹한 역할도 잘 어울린다. 물론 섹시한 것도 좋다. 어떤 역할이든 맡겨만 준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앞으로 윤다경이 스스로의 각오처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맹활약 하기를 기대해본다.
[배우 윤다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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