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확실한 대타가 없잖아.”
삼성은 올 시즌 대타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타 타율이 0.220으로 7위. 팀 타율 0.301, 팀 득점권타율 0.323의 애버리지와 결정력을 자랑하는 삼성타선답지 않은 성적.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에 대타가 승부를 결정적으로 뒤집은 적이 거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4일 한국시리즈 1차전도 마찬가지였다.
현실적 이유도 있다. 나바로~박한이~박석민~최형우~채태인~이승엽~박해민~이지영~김상수로 이어지는 주전라인업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결정력과 파괴력을 동시에 갖춘 최강타선. 대타가 경기 중, 후반 결정적 상황에 자주 등장하는 걸 감안하면 삼성 팀 사정상 대타가 등장할 타이밍 자체가 마땅치 않다. 류 감독은 “기껏해야 박해민, 이지영 타순에서 대타를 넣을 수 있다. 대타를 최형우나 이승엽 대신 넣을 수 있나”라고 했다. 주전들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주전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는 대타를 교체 투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타이밍도 여의치 않다는 고충. 류 감독은 "마땅한 대타가 없다"라며 투수를 12명으로 정했다.
▲ 투수 12인의 또 다른 진실
삼성은 한국시리즈서 투수를 12명으로 구성했다. 야수는 15명. 넥센보다 투수는 2명 더 많고, 야수는 2명이 더 적다. 삼성이 넥센보다 포수를 1명 더 넣은 걸 감안하면 실제 내, 외야수는 넥센보다 무려 3명이 더 적다. 이는 고스란히 경기 중, 후반 대타 활용의 차이로 이어진다. 넥센은 한국시리즈서 대타 혹은 대주자, 대수비로 사용할 수 있는 선수가 내야수 윤석민 서동욱 김지수 김하성, 외야수 박헌도 문우람 유재신이다. 총 7명. 반면 삼성은 내야수 김태완 조동찬 외야수 김헌곤 우동균. 총 4명.
넥센 백업들이 모두 승부처에서 대타로 활용되는 건 아니다. 삼성은 포수 진갑용이 대타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진갑용을 포함하더라도 김태완, 우동균 정도가 대타요원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삼성의 탄탄한 주전들이 경기를 잘 풀어주면 굳이 대타가 필요 없다. 류 감독도 “대타 1명이 아쉬웠다는 말이 안 나오길 바란다”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타선은 최근 2~3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 1차전서 철저하게 침묵했다. 결코 강력하지 않은 대타 카드로 주전 의존도가 높은 상황. 확실히 경기 후반 위기에 대처할 카드가 넥센보다 부족한 건 아킬레스건. 삼성은 2차전서도 강력한 선발 헨리 소사를 만난다. 아킬레스건이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다.
▲ 대주자도 허전하다
류 감독이 아쉬워한 부분은 또 있다. 대타뿐 아니라 대주자도 부족하다고 호소한 것. 그는 “강명구를 넣을까 말까 정말 고민했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류 감독은 강명구 대신 투수 보강을 선택했다. 안지만이 갑작스럽게 등에 담이 들면서 향후 등판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 류 감독이 강명구를 빼고 투수를 선택한 건 이해되는 선택.
류 감독이 강명구를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포수를 3명으로 하기 위해서”였다. 류 감독은 고심 끝에 이지영 이흥련에 베테랑 진갑용을 넣었다. 만약 3명 중 1명이 빠졌다면 그 자리는 강명구가 메웠을 가능성이 컸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서 경험이 많지 않은 이지영과 이흥련만으로 안방을 구성하기엔 불안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확실한 대주자 강명구를 넣지 않은 게 아쉬워질 때가 찾아올 수 있다. 강명구는 어느덧 35세 베테랑 대열에 들어섰다. 도루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순간 스피드가 다소 떨어졌다. 올 시즌에는 후배들에게 밀려 1군서 단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여전히 대주자로서의 가치는 뛰어나다. 류 감독은 “명구가 경험이 많고 도루하는 노하우 자체는 따라올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조동찬과 김헌곤을 대주자로 활용할 전망. 한편으로 강명구의 뒤를 이을 확실한 대주자 요원을 육성하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류 감독이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구성한 건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1차전서 타선이 침묵하다 보니, 넥센보다 2명 적은 야수 엔트리가 허전하게 느껴진다.
[삼성 덕아웃.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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