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이 자존심을 지켰다.
인천 신한은행은 26일 춘천 우리은행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개막 16연승 신기록을 세웠으나 이날 시즌 첫 패배로 역대 최다연승 도전을 하지 못하게 됐다. 우리은행이 24일 삼성전 승리로 역대 개막 최다연승 기록을 보유한 팀이 됐지만, 단순히 최다연승 기록만 살펴보면 기록 보유자는 우리은행이 아닌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08-2009 정규시즌을 19연승으로 마쳤다. 이어 2009-2010시즌 초반 4연승을 더해 두 시즌간 23연승 대기록을 세웠다. 만약 우리은행이 이날 신한은행을 잡았다면 개막 17연승과 동시에 신한은행의 기록 경신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포인트가드 이승아의 부상 공백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6년 전 무적의 팀이었다. 당시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 최윤아 하은주가 버티고 있었다. 국가대표 라인업의 최전성기였다. 현재는 팀을 이끌던 임달식 감독도 떠났고, 임 전 감독 밑에서 코치를 하던 위성우 감독, 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에서 여자농구 최강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은 최윤아, 하은주, 김단비, 김연주 정도를 제외하곤 통합 6연패 시절 멤버가 거의 없다.
정인교 감독은 경기 전 “나는 당시 이 팀에 없었다. 선수들이 의식은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신한은행 간판 최윤아와 김단비로선 일종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확실히 이날 김단비의 경기력이 좋았다. 신한은행은 20일 삼성전서 제시카 브릴랜드가 무릎에 부상했다. 대체 외국인선수는 1월 초부터 뛸 수 있다.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하은주와 카리마 크리스마스로 사샤 굿렛, 양지희가 버틴 우리은행 골밑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또 김단비가 임영희와의 해결사 매치업에서 판정승했다. 지난 3라운드 맞대결서 임영희가 위닝샷을 넣으면서 김단비는 판정패했던 상황. 그러나 이날 김단비는 국내 최고 득점원다운 활약을 했다. 크리스마스도 엄청난 집중력으로 골밑을 사수했다.
한편으로 시즌 첫 패배를 안은 우리은행은 홀가분해졌다.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은 “연승 기록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솔직히 연승 기록이 이어지면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24일 삼성전을 앞두고는 “차라리 1번 지는 게 나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어차피 우리은행이 전승 우승을 할 전력은 아니다. 이승아가 빠진 뒤 우리은행은 확실히 삐걱거린다. 신한은행으로선 연승 타이틀 홀더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우리은행도 패배 자체는 아쉬웠지만,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새출발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벤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