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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승자는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 가수다'(이하 '토토가')였다.
2014년 연말가요제는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쏟아졌다. 음향사고는 부지기수였다. 엉뚱한 소리가 전파를 탔다. 카메라는 우왕좌왕했다. 길 잃은 카메라가 헤매는 모습을 안방 시청자가 지켜봤다.
아이돌 천지였다. 가요대축제(KBS), 가요대제전(MBC), 가요대전(SBS). 하나 같이 '대(大)'자를 붙이고 성대한 규모를 과시했지만, 숫자만 많았지 아이돌 투성이였다. 아이돌대축제, 아이돌대제전, 아이돌대전이 더 어울릴 법했다. 아이돌의 노랫소리는 불안했다. 듣고 있자니 덩달아 불안해졌다. 영하의 야외무대에선 아이돌이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노래했다.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토토가'는 재미도 감동도 모두 있었다. 90년대 스타들이 다시 TV 앞에 선 것만 봐도 감격이었다. 엄마가 된 S.E.S. 슈가 댄스에 집착하니 웃음이 났고, 무대를 마치고 울어버리니 눈물이 났다.
10년이 훨씬 넘은 노래에 가슴이 뛰었다. 터보의 첫 곡 '검은 고양이 네로'가 흘러나오자 소름이 끼쳤다. 관객, 시청자가 다함께 "다 돌려놔!" 하고 춤췄다. 바다의 목소리는 17년 전처럼 청아했다.
단 10팀뿐이었다. 그냥 '토토가'였지 '대(大)토토가'가 아니었다. 하지만 감동은 '대감동'이었다. 연말가요제보다 규모는 작았으나 감동은 거대했다. 연말가요제는 10대, 20대를 열광하게 했고, '토토가'는 10대, 20대도 열광하게 했다. 이제 겨우 단 3팀만 공개됐을 뿐인데도 말이다.
누구를 위한 연말가요제인가. 어째서 시청자들은 연말가요제에 열광하지 않을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토토가'는 그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던 무대를 보여줬을 뿐이다. 그러자 열광한 건 시청자들이었다.
[사진 = MBC-KBS-SBS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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