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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열정의 디바이자 혼신의 배우, 바다다.
22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 중인 바다는 청량감 넘치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라는 명곡의 가사가 떠올라요. 30대 중반이 되고 나니, 모든 인생의 삶의 부분에서 더 충실하고 더 조심스러운 때가 됐어요. 하루하루가 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해요. 이 자체에 대해 관객들에게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제가 30대 중반에 선택한 작품 '바람과 함게 사라지다'는 나 자신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책임감의 무게를 더한 기분이에요. 이 티켓을 산 관객들도 저 만큼이나 자기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엊그제는 무대에서 치마를 들추는 신에서 조금 더 치마를 들지 못한 게 아쉬워요. 동생이 '언니 그거 관객들은 잘 안 보여'라고 했지만, 그 회차에 오셨던 관객들에게 전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게 참 아쉬웠어요"
완벽주의가 느껴졌다. 무대에서만큼은 여지를 두고 싶지 않다.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어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 동안 이 같은 자세로 뮤지컬 계에서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 온 바다는 그 노력에 합당한 극찬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원작 라이선스의 계약 그대로 무대에 올려지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저는 '빨간머리 앤'의 대사를 떠올렸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한국에선 초연작이었고, 현지화 시키는 작업을 단 몇 개월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던 게 아니고, 프랑스 연출님이 들어와서 했던 게 아니라 라이센스 안에 부합된 기본적인 것들을 맞춰서 저희가 제작해야 했거든요. 원작자가 프레스콜을 와서 봤는데 몇 가지 계약 사안을 빼 주셔서 개선이 됐어요. 그건 기본적인, 계약적인 지퍼의 문제, 단추 하나의 문제였거든요. '너희들 정서에 이게 필요했구나'라는 걸 원작자가 알게 되면서 모든 게 좋아졌어요"
전화위복이 빨랐다며 금새 미소를 짓는 바다는 긍정적이었고, 낙천주의자였다.
"네거티브한 과정이 있었지만 고삐들이 풀리면서 모든 것이 괜찮아졌어요. 사실 배우들의 연습량이나 합은 정말 스파르타로 했기 때문에 거의 완벽에 가까웠죠. 인물 분석부터 시작해서 앙상블들도 모든 게 거의 기계적으로 나올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100% 차 있었어요. 큐 타이밍을 비롯해 언더 스코어 등이 모든 게 원작과 똑같아야 한다는 매뉴얼과 유럽적인 정서가 문제가 좀 있었던 것 같아요. 프레스콜 이후에 그런 부분들 10개 정도가 개선이 됐어요. 전화위복이 빨랐어요. 가능성, 다양성 저희 배우들은 다 준비가 되어 있어요. 풀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호흡이나 이런 것들이 자유로워졌어요.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시아 최초로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원작자는 프레스콜에 와서 바다의 연기를 보고 매우 흡족한 평을 남겼다고. 스칼렛 오하라의 역을 맡은 바다에게 아낌 없는 칭찬을 전했다.
"제 연기를 보고 매우 만족하셨대요. 사실 원작자 분 딸이 제 역할을 했었는데 제가 정말 멋있다고 아낌없이 칭찬을 해 주셨어요. 사실 원작자의 기대치는 높기 때문에 만족시킬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기를 기쁘게 해 줘서 감사하다고 되려 얘기를 해 주셔서 저도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사실 지난해 우린 잃어버린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잃은 게 너무 많은 해였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이 작품을 통해 다시금 시작하는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듭 해낼 수 있고 가능성을 같이 찾아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게다가 바다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한의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컷이라고 볼 수 있는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와의 키스 장면 때문인데, 허리를 비틀어 더 격정적이고 극적으로 연출됐다.
"사실 누가 시킨 건 아닌데 전 관객들에게 완벽히 상상했던 스칼렛을 보여 주고 싶다 보니까 허리를 꺾게 되더라고요. 어떤 상대 배우와 할 때도 그 우러러 보는 컷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제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정말 매일 보거든요. 그 스크린 속의 각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키스신에서 허리를 꺾어서 공들여 하고 있어요. 덕분에 계속 침을 맞고 있어요. 하하"
유쾌한 에너지,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바다였다. 무엇보다 무대를 사랑하고, 작품을 사랑하는 그야말로 천상 배우의 모습이었다.
[뮤지컬 배우 바다. 사진 = 쇼미디어그룹 제공, 마이데이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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