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동병상련이다.
이승준(동부)-이동준(삼성) 형제. 최근 그들은 나란히 주춤하다. 정확히 말하면 팀 내 존재감이 사실상 없어졌다. 이승준은 아킬레스건 수술 및 재활로 올 시즌 팀 전력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그는 지금도 재활 중이다. 또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윤호영의 복귀와 한정원의 입단으로 뛸 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동준은 최근 출전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시즌 중반까지 10~15분 정도 출전하긴 했다. 그러나 5라운드 4경기서는 평균 3분18초 출전에 그쳤다. 올 시즌 12분31초간 5.1점 2.0리바운드에 그쳤다. 이동준은 시즌 중반까지 김준일, 리오 라이온스와 공존했으나 라이온스의 이적으로 키스 클랜턴이 메인 외국인선수가 되면서 입지가 줄었다. 김준일, 클랜턴에 이동준까지 주전으로 뛰는 건 힘들다는 게 이상민 감독 설명. 이 감독은 “이동준은 앞으로도 백업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떨어지는 팀 공헌도
김영만 감독과 이상민 감독이 두 사람을 외면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동부 코치 시절부터 이승준을 꾸준히 지켜봤다. 동부는 이승준과 김주성이 함께했던 두 시즌 동안 좋지 않았다. 올 시즌 동부는 이승준이 전력에서 제외되고 윤호영이 합류하면서 예전의 끈끈한 조직력을 되찾았다. 꼭 이승준의 탓이라고 볼 순 없었다. 당시 동부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승준이 전력에서 제외되고 팀 성적이 올라간 걸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이 감독 역시 시즌 초반 라이온스-이동준-김준일로 이어지는 빅 라인업을 구상했다. 라이온스가 3번 스타일이라는 것에 착안한 조합.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승준과 이동준의 팀 공헌도가 떨어진다. 이들은 빅맨치고 스피드가 좋다. 속공 가담도 뛰어나다. 화려한 마무리 능력도 지녔다. 중거리슛 능력도 갖췄다. 공격적인 측면으로만 보면 괜찮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팀 승리에 필요한 리바운드와 수비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테크닉도 떨어지고, 의지와 집중력도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 농구관계자의 평가. 단순히 1~2경기서는 화려한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장기레이스서 결국 효율성이 떨어진다. 단순히 1~2시즌간 얻은 결론이 아니다.
▲향후 행보는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승준이는 재활이 필요하다”라고 한 뒤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동부는 이미 작년 여름 이승준을 웨이버 공시 하면서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우여곡절 끝에 연봉을 대폭 삭감(5억원-1억7000만원)하며 품었다. 하지만, 지금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다고 해도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황서 언제 다시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 알 수 없다. 더구나 동부는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팀. 이승준을 올 시즌을 끝으로 동부와의 3년 계약이 끝난다.
이동준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과의 계약이 끝나고 FA로 풀린다. 삼성은 이미 플레이오프행이 물 건너갔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천명한 상태. 이 구상에 이동준이 들어있는 것 같지는 않다. 삼성은 이미 김준일의 팀으로 재편됐다. 정황상 이승준과 이동준이 내년에 동부와 삼성서 다시 뛸 가능성이 그리 크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그나마 경기에 나설 수 있고, 보여줄 게 있는 이동준이 형 이승준보다는 상황이 낫다. 그러나 이 감독은 “출전시간이 적어서 소극적인 모습이 보인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승준은 일단 100% 몸을 만드는 게 우선과제다. 그런데 어느덧 이승준은 37세, 이동준은 35세.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이르렀다. 이승준, 이동준 형제의 겨울이 너무나도 춥다.
[이승준·이동준 형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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