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의 11연승.
단순한 연승으로 치부할 수 없다. 시즌 막판 순위싸움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플레이오프까지 대혼돈으로 몰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월 27일 모비스, 2일 SK를 잡았다. 11연승이 시작되기 직전 동부도 꺾었으니 사실상 완전체 전력을 갖춘 뒤 빅3(SK 모비스 동부)를 모두 한 차례씩 잡았다고 보면 된다. 실제 순위는 4위지만, 체감 위력은 선두 그 이상이다.
▲빅3가 부담을 느낀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중반 “LG는 치고 올라온다. 플레이오프만 가면 지난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판세를 냉정히 읽는 유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LG는 결국 치고 올라왔다. 사실 1월 중순까지 중, 하위권 팀들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그 와중에 수비조직력의 약점을 드러내며 패배할 뻔한 게임도 있었다.
하지만, 연승이 거듭되면서 더욱 강해졌다. 모비스에 승부처 힘 대결서 판정승했다. SK에는 초반에 확실히 주도권을 잡은 끝에 대승했다. 모비스와 SK는 LG, 특히 상승세 핵심 데이본 제퍼슨을 잡으려고 몇 가지 수비를 준비했으나 무용지물로 돌아갔다.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 삼각편대의 최강의 경기력, 김시래 유병훈 김영환 정창영 등의 완벽한 역할분담. 그 어떤 변칙적 수비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로 공격밸런스가 최상에 올랐다. 느슨했던 수비조직력도 많이 좋아졌다.
결국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여전히 3위 동부에 5경기 뒤졌다. 그러나 빅3는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실전서 실질적 전력이 전혀 차이가 없고, 오히려 밀리는 부분이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 LG를 넘지 못하면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오르는 건 불가능하다. LG에 대패한 SK 문경은 감독은 “완벽하게 졌다. 내 준비가 부족했다”라고 했다. 올 시즌 SK는 LG에 여전히 4승1패로 앞선다. 모비스도 3승2패, 동부도 3승1패로 앞선다. 그러나 LG 전력이 업그레이드 된 상황서 이 상대전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LG가 빅3 PO 눈치싸움에 미치는 영향력
선두 SK는 2위 모비스(1승4패), 3위 동부(2승2패)에 모두 고전했다. 그런데 2위 모비스는 선두 SK(4승1패), 3위 동부(3승1패)로 압도했다. 반면 3위 동부는 높이를 갖춘 선두 SK(2승2패)에 대등한 승부를 벌였으나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2위 모비스(1승3패)가 부담스럽다. 아무래도 3위가 유력한 동부는 SK가 2위가 돼 4강 플레이오프서 맞붙는 구도(1-4-5/2-3-6)가 유리하다. 다만 선두 SK가 김민수 박상오의 합류로 앞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그런데 이 구도에 4위 LG가 가세했다. 빅3의 플레이오프 눈치싸움 구도가 복잡해졌다. LG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해도 5경기 앞서나간 3위 동부를 잡는 건 쉽지 않다. 동부는 최근 윤호영의 부상 공백 속에서도 흔들리는 기색이 거의 없다. 게임 차만 보면 LG는 여전히 5위 오리온스(0.5경기), 공동 6위 전자랜드, KT(2.5경기)가 더 신경 쓰이는 게 정상. 하지만, LG는 현 전력상 오리온스, 전자랜드, KT에 앞선다. 때문에 LG가 결국 최소 4위를 사수할 가능성이 크다.
LG가 4위로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갈 경우, 정규시즌 우승팀과 만난다. 애당초 SK와 모비스는 정규시즌 우승 필요성이 컸다. 2위로 내려앉을 경우, 강력한 상대이자 3위가 유력한 동부를 4강 플레이오프서 만날 가능성이 컸기 때문. 모비스의 경우 동부에 자신감이 있다고 해도 기왕이면 4강서 힘을 빼고 싶진 않다. 그런데 SK와 모비스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다고 해도 4위가 유력한 LG와 4강 플레이오프서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SK와 모비스로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고 해도 강력한 LG의 등장으로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또 하나. 2위 모비스의 경우 3위 동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동부는 2위 모비스에 3경기 뒤져 현 시점에선 3위가 유력하다. 동부 김영만 감독도 일찌감치 무리한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모비스가 최근 썩 좋지 않다. 함지훈과 이대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 3경기 차는 아직 변수가 있다. 모비스와 동부가 2~3위 싸움을 할 경우 LG와 4강 플레이오프까진 만날 가능성이 낮다. 다만, 두 팀 모두 베테랑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무조건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2위를 사수해야 하는 부담은 있다. 이 과정에서 LG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위에서부터 LG, SK, 모비스, 동부 선수들. 사진 = 잠실학생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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