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한 삼성. 27일 소프트뱅크와 친선경기를 갖는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장소도 오키나와가 아닌 소프트뱅크 홈구장 후쿠오카 야후 오크돔. 심지어 낮 경기가 아닌 오후 6시에 시작하는 야간경기로 진행한다. 관중도 정식으로 받는다. 이쯤 되면 친선경기가 아니라 정규시즌 혹은 국제대회 분위기가 기대되는 수준.
삼성과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일본시리즈 우승팀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요미우리, 한신 등 센트럴리그 명문 팀들과는 연습경기를 자주 했다. 하지만, 퍼시픽리그 강자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는 사상 처음이다. 소프트뱅크가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터라 그동안 괌에서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스케줄을 소화했던 삼성과 맞붙기가 쉽지 않았다. 어쨌든 삼성으로선 일본 디펜딩 챔피언과 맞붙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이기든 지든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게임.
▲삼성은 정예부대가 나서는데
삼성은 소프트뱅크전서 정예부대로 나선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오키나와 일정을 진행하다 27일과 28일 1박2일 일정으로 후쿠오카에 다녀온다. 선수는 약 28명 참가한다. 시즌 중 1군 엔트리 숫자(27명)보다 1명 많은 수준. 야간경기에 상대 홈 구장서 치르는 정식경기 같은 느낌이라면, 삼성도 제대로 하기로 한 것. 주전들이 총출동할 가능성이 크다. 시기적으로도 2월 말이면 3월 초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정예멤버들 위주로 서서히 긴장감을 높일 때다.
궁금한 건 소프트뱅크의 대응. 삼성을 상대로 주전들이 총출동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한국 팀들이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해왔지만, 일본 팀들이 한국 팀들과 연습경기를 적극적으로 치른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엔 국내 팀들이 1군 베스트멤버를 가동해도 일본 팀들은 2군 위주의 라인업을 가동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일본야구가 한국야구를 한 수 아래로 본 것이다.
그러나 야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이런 시선은 많이 바뀌었다. 여전히 1.5군 위주로 국내 베스트 라인업을 상대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일본이 한국야구가 만만치 않다는 걸 인식한 이후부터는 베스트 라인업으로 총력전을 펼치는 사례도 늘어났다. 대표적인 상대 팀이 삼성. 삼성은 그동안 한국 챔피언 타이틀을 안고 일본 명문구단들과 많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러왔다. 삼성이 결과를 떠나서 비교적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일본 팀들도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프트뱅크가 27일 삼성전서 정확히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설렁설렁 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건 분명해 보인다.
▲이대호·밴덴헐크 나온다면
한국 팬들로선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있다. 소프트뱅크 4번타자 이대호와 올 시즌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은 릭 밴덴헐크의 등장 여부. 의미가 크다. 이대호는 삼성과 인연은 없지만,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이대호가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뛴 것도 어느덧 4년 전. 이대호가 삼성 주전 투수들과 맞붙는 장면이 실제로 나온다면 그 자체로 흥미로운 볼거리다. 소프트뱅크가 제대로 경기에 나선다면 이대호가 삼성 투수들과 만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삼성 타자들과 밴덴헐크의 재회 여부도 궁금하다. 밴덴헐크는 2013년과 2014년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맹활약했지만, 소프트뱅크의 러브콜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다만, 밴덴헐크가 선발투수라 실제 등판할 가능성은 이대호가 삼성 투수들과 만날 가능성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봐야 한다. 물론 소프트뱅크 구도 기미야스 감독이 ‘스토리텔링’에 대한 센스가 있다면 밴덴헐크도 깜짝 등판을 기대할 순 있다. 어쨌든 경기를 앞두고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삼성 선수들과 이대호, 밴덴헐크가 서로 인사할 기회는 있을 것 같다.
삼성과 소프트뱅크가 27일 야후 오크돔에서 제대로 맞붙을 수 있을까. 시즌 개막 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조차도 팬들에게 이슈화하려는 소프트뱅크의 치밀함이 인상적이다.
[삼성 선수들(위), 밴덴헐크(가운데), 이대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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