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9km.
두산이 지난해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면 마운드 부활이 필수다. 장원준 영입, 더스틴 니퍼트 재계약으로 선발진은 강화됐다. 문제는 불펜. 이용찬, 홍상삼(군입대), 정재훈(롯데 보상지명), 정대현(KT 특별지명) 등 적지 않은 자원이 각종 이유로 빠져나갔다. 이들 모두 두산에 있었을 때도 불펜은 대체로 불안했다. 올 시즌 이들 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 노경은, 이현승, 이재우 3파전으로 굳어진 마무리투수 낙점보다 제대로 된 필승조 구축이 훨씬 더 시급하다.
▲4인방의 순조로운 출발
두산 관계자는 지난 5일 “김강률이 149km를 던졌다”라고 알려왔다. 김강률은 두산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는 두산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 시즌 중에는 150km 중반을 상회한다. 이를 감안하면 149km는 그리 빠른 구속은 아니다. 하지만, 3월 말 개막에 대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시기인 2월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김강률의 시즌 준비는 순조롭다.
왜 김강률의 149km가 화제가 됐을까. 두산은 지난 5일 처음으로 라이브배팅(타자가 투수가 던지는 공으로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투수들은 20개씩 2세트, 총 40개의 공을 뿌렸다. 이때 김강률도 149km를 찍었고, 장민익이 142km, 최병욱과 함덕주가 140km를 찍었다. 김강률은 물론, 장민익, 최병욱, 함덕주 모두 순조로운 출발. 이들 4인방은 변화구 없이 직구만 던졌다. 라이브 배팅 자체가 타자들의 타격감각 끌어올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제 역할에 충실했다.
▲4인방의 공통점과 과제
이들 4인방의 배팅볼 구속은 한편으로 네 사람의 훈련 진행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들 역시 실전서 타자를 세워놓고는 처음으로 공을 뿌렸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출발은 좋았지만, 그 좋은 흐름을 시즌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김강률, 장민익, 최병욱, 함덕주 모두 올 시즌 필승조 후보들. 아직 1군서 풀타임으로 성공한 경력이 없는 게 공통점. 당연히 두산으로선 키워나가야 할 자원들.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매력적이다. 지난해 송일수 전 감독은 시즌 중반 선발진이 무너지자 김강률을 5선발로 시험했다. 그러나 처절한 실패. 그는 2008년 프로 1군 무대를 밟은 뒤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인 시즌이 없다. 지난해에도 14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좋지 않았다. 고질적인 제구난조에 늘 발목이 잡혀왔다. 당연히 올 시즌에도 성공 포인트는 제구력. 불펜에서도 파이어볼러의 중요성은 늘 존재한다. 또 여전히 잠재적인 미래 마무리 후보이기도 하다.
장민익도 김강률과 마찬가지. 2010년 입단 당시 최장신 투수(207cm)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성적으로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다. 군 복무도 마쳤고, 팔꿈치 수술과 재활도 마쳤다. 지난해 퓨처스서 주로 뛰었고 1군에선 8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잠실에서 봤던 장민익은 몸이 확실히 좋아졌다. 당시 그는 “30kg 불었다”라고 했다. 불어난 몸에 맞게 세밀한 투구밸런스를 조정하고, 구종을 추가하는 게 과제. 그는 올 시즌 슬라이더를 장착하려고 한다. 성공할 경우 1군서 가치는 충분할 전망. 김강률과는 또 다른 유형의 셋업맨 후보.
좌완 함덕주는 4인방 중에선 지난해 가장 뚜렷한 실적을 남겼다. 시즌 중반 이후 가능성을 인정 받아 윤명준, 정재훈과 함께 셋업맨을 맡았다. 성적은 31경기서 1승2홀드 평균자책점 4.44. 송 전 감독이 시즌 막판 이현승을 선발로 돌린 건 왼손 셋업맨으로서 함덕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함덕주는 공격적인 피칭이 최대 강점.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은 날카로웠지만, 우타자에겐 고전했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과제다.
최병욱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자원. 동국대를 졸업한 2014년 신인. 1군에선 1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61을 기록했다. 패전처리로 기용, 본래의 실력을 냉정하게 검증 받진 못했다. 일찌감치 팔꿈치 수술을 받느라 동기들보다 2년 정도 프로 데뷔가 늦었다. 140km 후반에 이르는 직구 외에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불펜 새로운 동력들의 애리조나발 순조로운 출발. 두산은 이들이 올 시즌 잠실에서 꽃피우길 바란다.
[위에서부터 김강률, 장민익, 함덕주, 최병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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